때아닌 스팩 봇물…거래소 실적용 전락하나 연말 스팩 청약, 전년비 3배 증가…상장 건수 부풀리기 용도 지적
신민규 기자공개 2018-12-07 14:55:32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5일 16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말 기업공개(IPO) 시장에 스팩(SPAC) 청약이 줄을 잇고 있다. 대형사부터 중소형사까지 스팩 설립에 시간을 할애하는 모습이다. 관련 업계에선 직상장 딜이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거래소가 상장 건수를 늘리기 위해 증권사를 압박한 결과라는 지적도 제기된다.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에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빅3' 증권사를 비롯해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신영증권, 키움증권이 일제히 스팩 청약에 나선다. 지난해 같은 기간 두건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중소형사는 물론 대형 증권사까지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최근 몇년간 거래소는 스팩 합병상장 심사에서 상당히 깐깐한 수위를 유지해왔다. 올해만 해도 비에이엔터테인먼트와 하이투자증권의 스팩합병이 철회됐고, 비올과 한국투자증권의 스팩도 고배를 마셨다. 씨엔아이와 IBK투자증권의 스팩합병도 물건너갔다. 지난해의 경우 10건의 스팩합병이 물건너가기도 했다. 높은 심사수위를 감안하면 굳이 적극적으로 스팩 설립에 나설 이유가 없는 셈이다.
올해 거래소가 코스닥 상장 활성화를 내세운 점을 감안해도 스팩 설립에 동기부여를 하긴 어렵다. 거래소는 성장성 있는 기업에 코스닥 진입 문턱을 낮추는 방식으로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직상장을 원하는 기업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일종의 우회상장 루트인 스팩을 증권사가 나서서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시장에선 거래소의 실적쌓기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신규상장 건수가 예상외로 저조한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스팩 설립을 재촉해 연내 목표치를 채우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올해 거래소는 사상 두번째로 코스닥 상장 건수가 100건을 넘어설 것으로 공언했다. 실제 상장 건수는 유가증권 기업 8건, 코스닥 기업 74건에 그치고 있다. 연말까지 늘릴 수 있는 직상장 건수에 한계를 느낀 거래소가 스팩을 매력적으로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거래소의 실적 집계상 스팩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거래소는 매년 결산 때 신규상장 기업 건수에 스팩과 스팩합병상장, 재상장 건수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코스닥 상장 99건을 기록했다.
스팩 설립 자체는 심사기간이 짧고 공모 역시 부담이 없는 면이 있다. 심사승인까지 한달밖에 걸리지 않고 증권사가 스팩 발기인으로 직접 참여해 결격사유가 제로에 가깝다. 공모 사이즈 역시 자유롭게 정할 수 있어 대형사일수록 부담은 작은 편이다.
하지만 스팩합병기업을 찾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아야 하는 만큼 위험부담은 상존하고 있다. 설립 후 3년내 스팩합병기업을 찾지 못하면 발기인으로 참여한 증권사 입장에서도 손해가 불가피하다. 대상기업을 찾아도 스팩 합병상장심사에 통과하지 못할 경우 기한 내에 다른 기업을 찾아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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