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그룹이 선택한 차기 먹거리 '노루기반·더기반' [농산업 리포트]온실시공·종자개발 '530억' 투입, 설립 후 수년째 적자 '걸음마 단계'
심희진 기자공개 2018-12-12 08:42:16
[편집자주]
농산업은 오랜시간 인류의 먹거리를 책임져온 생명분야다. 하지만 산업혁명이 거듭될수록 중요성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농산업계는 첨단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팜(smart farm) 구축, 고부가 모델 출시를 위한 연구개발(R&D) 등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전진과 퇴보의 갈림길에 서있는 국내 농산업체들의 현주소와 생존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6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70년간 정밀화학 한 우물만 파온 노루그룹이 미래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농생명 분야로 손을 뻗었다. 2014~2015년 설립한 노루기반과 더기반을 양대 축으로 온실 시공과 농자재 유통, 종자 개발·생산 등을 추진하고 있다.최근까지 노루그룹이 농생명 분야에 5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노루그룹은 성장한계가 분명한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 스마트팜(smart farm) 구축, 수출용 종자 개발 등을 통해 턴어라운드를 꾀할 방침이다.
노루그룹의 모태인 노루페인트는 1945년 12월 대한오브세트잉크로 출범했다. 설립 첫 해 조선서적에 인쇄잉크를 납품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67년 서울 구로에 도료 생산공장을 준공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1970년대 들어선 코리아프라스틱을 설립해 포트폴리오를 잉크·도료에서 플라스틱으로 다각화했다.
노루페인트가 변곡점을 맞은 건 2006년이다. 그해 6월 인적분할을 거쳐 노루홀딩스가 지주사 역할을, 노루페인트가 제조·판매 부문을 담당하는 구조를 갖췄다. 이후 노루그룹은 터키, 말레이시아 업체들과의 합작사 설립, 태국 및 브라질에 제조공장 준공 등 해외로도 사업기반을 넓혔다. 덕분에 2007년 5000억원대였던 노루홀딩스 자산총액은 7년만에 9000억원까지 불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3600억원에서 6700억원으로 늘었다.
|
지난 70년간 정밀화학 한 우물만 파온 노루그룹은 2014년 이종산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선택한 차기 성장동력은 농생명이다. 그 일환으로 2014년 1월 노루홀딩스는 노루기반을 설립했다. 노루기반은 온실 시공, 농자재 유통, IoT(사물인터넷) 환경제어 시스템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자회사로는 농업용 무인기 개발업체인 노루기반시스템즈와 카자흐스탄에서 작물재배업을 영위하는 기반아그로 등이 있다.
노루기반은 지난해 4월 노루크로비스를 흡수합병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노루크로비스는 스마트팜(smart farm)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제어기, 감지기 등 자동화 설비를 공급하는 업체다. 노루기반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했다. 중국 베이징·톈진에 이어 미국 하와이에 스마트팜 제조법인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이다.
노루그룹 관계자는 "웰빙트렌드가 확대되면서 유기농, 친환경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며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떠오르는 농생명 시장을 선점키로 했다"고 말했다.
노루그룹은 농작물 재배의 근간이 되는 종자사업에도 손을 뻗었다. 이를 위해 2015년 7월 더기반을 설립했다. 더기반은 경기도 안성에 설립한 연구단지를 중심으로 종자 육종 개발·생산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국책사업인 '골든시드프로젝트(GSP)'에 참여해 수출용 종자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올초에는 해외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태국 방콕에 채소종자 생산법인을 설립키도 했다.
노루홀딩스는 사업 초기 시스템 정착을 위해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14년부터 지난 9월까지 노루기반이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220억원을 투입했다. 더기반에는 310억원을 지원했다.
다만 두 법인 모두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노루기반은 설립 후 지난해까지 약 9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더기반의 누적 순손실은 160억원가량이다. 농생명 분야는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개발단계에서 상업생산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노루그룹은 앞으로 5년 뒤쯤 BEP(손익 분기점)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루그룹 관계자는 "국내시장은 협소해서 해외를 목표로 품종 개발에 힘써야 한다"며 "또 품종력에 따라 판매량과 가격 차이가 크고 장기 판매 여부도 판가름나기 때문에 R&D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