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2월 13일 11: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3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17묘역은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7주기 추모식 준비로 분주했다. 영하 3도의 추운 날씨에도 십수명의 포스코 직원들이 아침 8시부터 모여 묘역 주변을 정비했다. 추모식 7년만에 처음 내리는 눈을 치우기 위한 손길도 바쁘게 움직였다.오전 9시 20분쯤 최정우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최 회장은 주변 사람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넨 뒤 곧바로 박 명예회장 묘소 앞에 섰다. 이날 추모식에는 한성희 경영지원센터장(부사장)과 전중선 가치경영센터장(부사장), 김광수 철강사업전략실장(전무) 등이 함께 참석했다.
참배 행사는 10분도 채 안돼 끝났다. 과거 포스코센터 1층 박태준 부조상 앞에서 몇 차례 진행됐던 기념식도 생략됐다. 취임 초 실질·실행·실리를 추구하겠다고 선언한 최 회장의 경영 방침에 따라 형식적 절차를 간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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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이 박 명예회장 묘역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4월에도 이곳에서 권오준 전 회장과 함께 창업정신을 기린 바 있다.
하지만 이번 7주기 기념식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최 회장이 포스코 수장으로서는 처음 주도한 추모행사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올해 50주년을 맞았다는 점도 특별하다. 포스코를 지속성장하는 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인지 최 회장의 표정은 다른 어느 때보다 결의에 찬 듯 보였다.
추모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은 명예회장의 7주기를 추모하는 날이라 분위기가 엄숙한 점 이해해달라"고 운을 뗀 최 회장은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 대한 질문에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With POSCO)이라고 하는 경영이념에 부합하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방안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 회장이 이끄는 포스코는 지난달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계열사 합병, 외부 전문가 영입, 비철강 부문 강화, 현장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연 매출 17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4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 회장의 개혁의지는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지난 7일 에너지 소재사업의 시너지 확대를 위해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 합병을 결의한 것이 대표적이다. 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에 김선욱 전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을 선임한 것도 꼽을 수 있다. 포스코청암재단은 2005년 설립 이래 줄곧 포스코 회장이 이사장을 겸임해왔다. 외부 인사를 섭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단 운영의 전문성과 공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최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조치다.
포스코의 임원인사는 다음주 발표된다. 매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맞춰 실시해왔지만 최 회장은 이를 3개월가량 앞당겼다. 빠른 조직개편을 통해 새로운 체제를 조기에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시장은 올해 포스코의 인사폭이 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 회장이 인력 배치를 통해 어떤 혁신을 추진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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