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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사외이사 공백 '장기화' '4인→3인'체제로 1년8개월째 운영, 신규 선임여부도 '불투명'

안경주 기자공개 2018-12-18 10:14:35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7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당초 4인으로 구성된 IBK기업은행 사외이사진이 1년 8개월째 3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새로운 사외이사 선임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탓이다. 김세형 전 사외이사와 김정훈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을 겪었던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사외이사 공백이 더욱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사외이사를 충원하지 않아도 기업은행 이사회 운영에 문제가 없고 이달부터 주요 금융협회장 인선 등이 예정돼 있다는 점 때문이다.

기업은행 이사회 현황(수정)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해 4월 이후 사외이사 3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사외이사 4인 체제를 유지해왔지만 지난해 4월 13일을 기준으로 6년간 사외이사직을 맡아 온 조용 전 사외이사의 임기가 끝나면서 후임자를 찾지 못한 탓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이사회는 총 5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3인이 사외이사"라며 "이사회 구성 요건에 부합돼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정관상 사외이사는 4인 이내, 전체 이사회의 과반수 이상으로 구성돼야 한다. 현재 김도진 은행장(대표이사), 임상현 전무이사 등 2인을 비롯해 이용근·김정훈·이승재 사외이사 등 총 5인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 수가 절반으로 구성돼 이사회 운영상 결격사유는 없다.

기업은행은 조용 전 사외이사의 퇴임 이후에도 몇 차례 사외이사를 교체했다. 다만 이사회 구성 요건에 부합하기 위한 조치로, 사외이사 3인 체제는 유지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퇴임한 이종구 전 사외이사 후임으로 김세형 사외이사를, 올해 2월 퇴임한 성효용 전 사외이사 후임으로 김정훈 사외이사를 각각 선임했다.

기업은행이 지난 3월 이승재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하면서 사외이사 4인 체제로 복귀할 수 있었지만 변수가 생겼다. 김세형 사외이사가 개인적인 사유로 사임한 것이다. 이 때문에 기업은행은 현재까지 사외이사 3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기업은행 이사회 구성변화(수정)

기업은행의 사외이사 한 자리가 지난해 4월 이후 지금까지 공석인 이유는 뭘까. 사외이사 선임 때마다 '친문 정권' 보은인사 논란을 겪은 탓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자진 사의를 표명한 김세형 전 사외이사는 선임 당시부터 낙하산 인사 논란을 겪었다. 언론인 출신인 김세형 전 사외이사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1년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활약한 전력도 있지만 문 정부 들어서도 핵심 자리 위원을 맡은 이력이 이 같은 잡음을 키웠다. 김세형 전 사외이사는 결국 2015년 5월 선임된 지 불과 1년도 안돼 사임했다.

김정훈 사외이사도 올해 2월 선임 때부터 낙하산 인사란 여론의 지적을 받았다. 한국금융연수원 출신인 김정훈 사외이사는 민주금융발전네트워크 전문위원 겸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민주금융발전네트워크는 금융기관 출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기관으로 대선기간 금융인들의 문 대통령 지지선언을 주도적으로 이끈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권 관게자는 "기업은행에 근무하고 있는 친정부 인사가 많아 전형적인 나눠먹기 식 보은인사라는 논란이 있어왔다"며 "논란이 커지면서 사외이사 선임에 부담이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금융공기업 인사 시계가 한동안 멈췄던 점도 사외이사 선임에 어려움을 겪은 원인으로 꼽힌다.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은행장이 제청하면 금융위원회가 임면하는 방식으로 선임된다. 중소기업은행법 제26조와 정관 제38조 등 준칙에 따라 사외이사 선임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

사실상 금융당국의 신호 없이 사외이사를 추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금융위원회의 우선순위에서 밀렸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상당수 금융공기업 사장이나 감사 등 주요 자리들에 대한 인선이 늦어지면서 (금융위원회가) 사실상 기업은행 사외이사 자리까지 신경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안팎에선 3인의 사외이사 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외이사를 반드시 추가로 선임할 이유도 없는데다 화재보험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금융협회와 유관기관장 임기가 줄줄이 만료되면서 기업은행 사외이사 인선 작업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앞선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현재의 사외이사 3인 체제를 유지해도 이사회 운영에 문제가 없다"며 "사외이사 선임이 금융당국과 사전교감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인선 작업이 상당기간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역시 신임 사외이사 선임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당분간 사외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은 없다"며 "언제 사외이사 4인 체제로 돌아갈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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