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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올해도 'ICO 전면금지' 기조 유지 "암호화폐 정책 변화 요인 없다" 판단…헌법재판소 본안 판결 '변수'

안경주 기자공개 2019-01-04 10:57:07

이 기사는 2019년 01월 02일 19: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역시 암호화폐 거래소 규제와 국내 암호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 전면금지 등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암호화폐 정책에 변화를 줄 요인이 없는 탓이다. ICO 실태조사와 관련해 업체들의 참여율도 낮아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권 일각에선 암호화폐 정책 기조에 변화를 줄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면서 금융위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금융위의 'ICO 전면금지'를 두고 헌법재판소가 헌법 위배 여부를 별도 판단할 계획이란 점에서 변수가 생길 여지는 엿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암호화폐 정책과 관련해 주요 20개국(G20) 차원의 통일된 규제가 나오기 전까지 현 정책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암호화폐와 관련해 당장 결론을 내서 규제안을 도출해내기 어렵다"며 "G20 차원의 통일된 규제가 나오면, 이에 발 맞춰 관련 제도를 정비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암호화폐 거래소와 ICO 등의 문제에 대한 입장은 이전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는 국제적인 합의가 어느 정도 확인돼야 암호화폐 정책기조를 바꿀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안팎에선 올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암호화폐 규제와 관련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이후에나 암호화폐와 관련한 정책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ICO 실태조사도 정책 변화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진행된 22건의 ICO를 두고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에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다른 관계자는 "자료 제출의 강제성이 없다보니 ICO 업체의 참여율이 저조해 사실상 유의미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며 "현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26일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암호화폐 정책 변화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최 위원장은 "ICO 사업의 구체성이나 자금 반환절차 등의 측면에서 크게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정책에 변화를 줄 요인이 없다는 게 금융위 측 설명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해 ICO 전면금지 등을 추진한 이후 시장 환경을 볼 때 암호화폐 정책기조를 바꿀 이유가 없다"며 "당분간 현 정책기조를 유지한다는 게 (금융위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일각에선 금융위가 암호화폐 정책기조를 바꿀 타이밍을 놓친 탓에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위가 암호화폐 정책과 관련해 내뱉은 말이 있기 때문에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정책기조에 변화를 줄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면서 금융위 스스로 (암호화폐 정책을) 바꾸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암호화폐 정책 변화를 위해서는 국회 등이 나서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 주도로 암호화폐 법제화가 이뤄지면 금융위 등 정부부처도 정책을 재정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헌법재판소의 심판 결과가 금융위 암호화폐 정책에 변수가 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헌법재판소 제3지정부는 최근 'ICO 금지 방침 등 위헌확인(사건번호 2018헌마1169)'을 재판부에 회부하는 결정을 내렸다. 헌재가 프레스토가 낸 헌법소원의 기본적인 요건을 일단 충족했다고 본 것이다.

프레스토는 지난달 금융위의 ICO 전면금지 조치가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금융위가 법적 근거 없이 모든 형태의 ICO를 전면 금지하고 있는 것은 법치주의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고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헌재의 본안 심판에서 ICO 전면금지 조치의 근거 법률이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사실상 (ICO를) 막기 어렵다"며 "심판 결과에 따라 암호화폐 정책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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