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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주류·비주류 계열사 기준 '관경위' [은행지주 임추위 분석] 계열사 CEO 추천기구 이원화…경발위→임추위로 인사권 이동

원충희 기자공개 2019-01-17 11:04:40

[편집자주]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은행권도 다르지 않기 때문에 연말 임원인사 시즌마다 여론의 관심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약칭 '임추위')에 집중된다. 최고경영자와 주요 임원후보를 추천하는 이 회의체는 인사권의 핵심 업무를 담당하지만 그 실체가 잘 알려져 있진 않다. 더벨은 은행지주회사들을 중심으로 임추위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5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주류 계열사와 비주류 계열사로 나눠 심의·의결하는 프로세스를 가진 게 특징이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이원화 체제로 운영하는 셈이다. 지주사가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12개 계열사 가운데 주류 6개 계열사의 CEO는 이사회 내 위원회인 그룹 임추위가, 비주류 6개 계열사는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관경위)에서 심의·추천업무를 주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관경위는 이사회 밖 위원회라는 점에서 신한금융의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와 비교되기도 한다. 하지만 두 위원회는 구성과 권한에서 상당히 다르다. 사외이사들이 대거 포함되는 등 이사회 내 위원회와 유사하게 운영되는 자경위와 달리 관경위는 하나금융지주,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의 대표이사 5인으로 구성돼 있다.

또 자경위는 계열사 사장 뿐만 아니라 부사장, 부행장 등 주요임원 후보 추천권도 가진 데 반해 관경위는 △하나자산신탁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하나벤처스 △하나펀드서비스 △하나금융TI △핀크 등 비주요 계열사들의 CEO 후보와 임원만 심의한다. 자경위에 비해 인사권이 상당히 제한된 형태다.

주요 계열사라 할 수 있는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저축은행의 CEO 후보는 그룹 임추위가 추천권을 갖고 있다.

하나금융 임추위

하나금융지주가 지금같은 임추위 체제를 갖춘 시기는 지난 2016년 7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시행과 맞물려 사내 지배구조 내부규범이 제정된 이후부터다. 그 전에는 경영발전보상위원회(경발위)가 임원인사의 주축이었다. 경발위는 임원 성과평가, 회장 후보와 계열사 임원진 양성 등 그룹의 핵심 인사권을 쥐고 있던 곳이다. 관경위도 경발위 산하에 있었다.

경발위는 규정상 이사회에서 선임된 5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되 사외이사가 과반이 돼야 했다. 반드시 사내이사가 들어가야 한다는 조항은 없었으나 항상 회장 1명에 3인 이상의 사외이사로 이뤄져 왔다.

당시 관경위는 지주 회장과 사장, 은행장 2명, 증권사 사장 1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임원 임명권은 각 계열사 대표의 권한이었지만 관경위에서 임원후보에 부적격 판단을 내리면 행장이나 사장 뜻대로 추진하기가 어려웠다. 계열사 임원 인사에도 회장의 입김이 작용될 수 있는 형태였다.

이 같은 인사권 의결·집행구조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하나금융그룹의 성장 히스토리가 크게 작용했다. 하나금융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은행과 계열사를 키워가며 지금의 형태로 성장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은행 전환을 추진해 왔던 한국투자금융은 창립 20주년인 1991년 하나은행으로 전환했다.

그 후 1998년 충청은행 자산·부채인수를 시작으로 1999년 보람은행과 합병했다. 2002년에는 서울은행과 병합해 규모를 키웠다. 2012년 외환은행 인수, 2015년 합병을 통해 현재의 KEB하나은행이 만들어졌다.

비은행 계열사 M&A도 활발히 진행됐다. 2000년 하나생명의 모태인 프랑스생명보험을 사들였고 2004년 경영난에 빠진 코오롱그룹으로부터 코오롱캐피탈(현 하나캐피탈) 지분을 매입했다. 2005년에는 대한투자신탁증권(현 하나금융투자), 대한투자신탁운용(현 하나UBS자산운용)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하나벤처스와 핀크가 신설됐다.

하나금융 계열사
*2018년 10월 말 기준

1998년부터 20년 남짓한 기간 만에 국내 4개 은행그룹 중 하나로 성장한 만큼 자연스레 중앙집권적인 지배구조가 형성됐다. 경영권의 핵심인 인사와 임원평가 권한도 회장을 중심으로 경발위에 집중됐다.

하지만 보수위원회와 임추위를 분리토록 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이 실시되면서 경발위에서 임원인사 기능을 떼어내야 했다. 그간 비상설기구로 운영돼왔던 회장후보추천위원회도 상설기구화하고 그룹 임추위도 신설했다.

관경위가 경발위 산하에서 떨어져 나간 것도 이 때부터다. 현행 하나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관경위 구성 등에 관한 사항은 그룹 임추위가 심의·결의토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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