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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주주권행사 두고 고민 깊어지는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서 검토 예정, 국회 토론회서는 비위 견제 여론 비등

임경섭 기자공개 2019-01-17 10:19:21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6일 1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검토하고 나선 가운데 어떤 의사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물론 적극적으로 이사회에 참여할 것으로도 관측되고 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대해 국민을 대리하는 정당한 행보라는 의견과 과도한 경영개입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은 심사숙고에 돌입했다.

국민연금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를 열고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여부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자책임전문위)를 통해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1월 말까지 수탁자책임전문위에서 주주권 행사 범위와 방법에 대해 검토하고, 2월 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날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학계 전문가와 의결권 전문기관 등이 모여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 한진 오너일가의 비위 행위를 견제하고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기업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강조됐다.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 역할

국민연금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주요주주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7.34%를 보유하며, 조양호 회장(28.93%),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10.71%)에 이어 3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에는 11.56% 지분을 보유하며 최대주주인 한진칼(33.35%)에 이어 2대주주다.

학계와 의결권 전문기관 등은 오는 3월 열릴 대한항공의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화두에 올랐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한진, 한진칼, 대한항공의 주주총회에서 '과도한 겸임'을 이유로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졌으나 결국 가결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또 다른 주요주주인 KCGI의 공격적인 행보와 맞물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하면 이번에는 조 회장을 사내이사에서 배제시킬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남근 참여연대 변호사는 "오는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이사 재선임에 (국민연금이) 당연히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사외이사 추천·이사 해임·정관 변경 등 적극적인 주주 제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주총회를 통해 국민연금이 대한항공과 한진칼 이사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해당 기업의 이사회는 총수일가의 비위 행위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혐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를 열지 않았다. 서비스업을 제공하는 대한항공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어 주가가 하락하는 등 주주가치를 저해하는데도 이사회는 회사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진을 추천하고 사외이사 해임에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이사회를 제대로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대주주 지배력에서 독립적인 이사가 있어야 한다"며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사외이사를 추천하고 배임행위를 방관한 이사 해임을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적극적인 주주제안을 위해 다른 기관투자가 및 소액주주들과의 연대 가능성도 관측됐다. 국민연금이 직접 이사 해임과 사외이사 추천을 하지 않더라도 경영참여를 예고한 KCGI가 주주제안을 하고 국민연금이 뜻을 같이 하는 형태로 연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 KCGI는 한진칼과 한진 지분을 각각 10.81%와 8.03% 보유하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해 조심스러운 의견도 나왔다. 원종현 국민연금연구원 부원장은 "국민연금이 '정의의 칼'이나 '슈퍼맨'으로 사용될 도구는 아니다"며 "사건이 있고 사후적으로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갖추고 주어진 시스템에 맞게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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