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투어, 첫 역성장…'공급경쟁·수요위축' 이중고 [여행사 생존전략]①글로벌OTA·O2O,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실적전망도 하향 수정
전효점 기자공개 2019-01-21 10:15:53
[편집자주]
우리나라의 지난해 해외 여행객은 2670만명으로 추산된다. 연중 국민 두명 중 한명 꼴로 해외에 나갈 정도로 해외여행이 보편화됐다. 하지만 여행사들은 실적 하락에 신음하고 있다. 여행업계 트렌드가 변하면서 기존 패키지 여행사들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위기에 봉착한 여행업계의 현 주소와 위기 극복을 위한 신사업 방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8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투어와 함께 국내 여행업계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모두투어는 지난해 수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할 전망이다. 영업이익률은 반토막 났다.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 온라인 여행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공급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동남아시아 및 일본 시장에 자연재해가 잇따르면서 수요까지 급감했기 때문이다.지난달 모두투어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 2778억원, 영업이익 200억원, 당기순이익 150억원을 거둘 것이라는 수정 실적 전망을 내놨다. 이는 연초에 내놓은 전망치인 매출 3430억원, 영업이익 419억원, 당기순이익 349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오는 3월 사업보고서에는 변경된 회계기준에 따라 실적이 3000억원대 후반으로 표기되지만 모두투어가 내놓은 수정 실적전망은 2017년 사업보고서와 동일한 기준에서 작성된 것이다. 실적 전망 수정에 대해 회사측는 지역별 자연재해 및 소비심리 위축 등 경영환경 악화를 배경으로 꼽았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4~5년간 미국 프라이스라인, 익스피디아, 중국 씨트립 등 글로벌OTA나 모바일 기반 O2O 플랫폼들이 늘어나면서 공급 경쟁이 치열해졌다"면서 "업황이 좋던 2017년에는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지난해는 수요까지 위축됐기 때문에 문제가 겹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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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열된 공급 경쟁에 자연재해 겹쳐…아웃바운드 실적 하락
모두투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2470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증가에 그쳤다. 매출은 정체했지만 영업비용은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판관비는 1692억원으로 전년 1557억원 대비 9% 늘어났다. 특히 광고선전비가 183억원 집행돼 전년 대비 51% 늘었다.
누적 영업이익은 187억원으로 전년 285억원 대비 34%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165억원으로 전년 234억원대비 30% 줄었다. 2017년 10%를 상회하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모두투어가 본업인 아웃바운드 사업에서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공급 측면에서 격화된 경쟁과 수요 축소가 맞아떨어진 데 따른 결과다. 실제로 지난해 2~3분기에는 모두투어 연간 송객인원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인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줄곧 자연재해가 잇따랐다. 해당 지역으로 여행하려던 수요는 급감했다. 지난해 1분기 76만명 수준이었던 모두투어 해외송객인원은 2분기와 3분기 65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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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 플랫폼 경쟁·사드 사태로 자회사 대부분 자본잠식·적자
자회사들의 부진으로 연결 기준 실적은 더욱 축소됐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모두투어의 8개 자회사 중 모두투어인터내셔널과 모두스테이, 서울호텔관광전문학교, 자유투어 등 주요 자회사는 대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적자결산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자유투어는 지난해 아웃바운드 부진으로 성수기에도 영업손실을 이어가 누적 20억원 내외의 적자를 기록했다. B2B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모두투어와는 달리 자유투어는 직판 B2C를 중심으로 하는 자회사다. 3분기 누적 자유투어 매출은 274억원, 순손실은 17억원이다.
같은 기간 호텔업을 운영하는 자회사 모두스테이는 누적 매출 107억원, 순손실 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 오픈한 3, 4호점에 소요된 비용을 회수하지 못해 적자를 이어갔다. 사드 영향도 남아 중국인 단체관광객(인바운드)의 부진으로 모두투어인터내셔널과 제주 로베로 호텔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연결로 편입된 모두투어 재팬과 모두투어리츠가 실적에 이바지하면서 전반적인 부진을 메웠다.
앞으로 모두투어와 같은 전통적인 여행사들은 IT 기반 여행사들과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회사관계자는 "여행업 자체는 성장산업이고, 모두투어도 2017년까지는 굉장히 빠른 성장속도를 보였다"며 "호텔사업이나 여행사업에서 공급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얼마나 더 좋은 서비스와 마케팅 전략으로 살아남을 지 과제"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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