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1월 30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IPO 최대어 현대오일뱅크 딜이 결국 깨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외형상 '연기'란 표현을 썼지만 실질적으론 철회에 가까운 결단이었다. IPO 배경인 모회사 재무개선 성공에 아람코의 투자 명분과 실리를 고려하면 단기간 내 상장에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사실 현대오일뱅크 IPO의 무산 가능성은 재추진 시점부터 줄곧 제기됐다. 당시 '현대오일뱅크 IPO의 완주를 기대한다'는 제하의 칼럼(2018년 8월 8일)도 우려 속에 최대어 딜 성사에 대한 바람을 담았다. 그만큼 현대오일뱅크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공존했다.
실제 작년 대어급들은 공모에서 줄줄이 부진을 겪었다. 특히 정유업을 바라보는 의구심과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결국 몸값 타협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앞서 상장을 철회한 SK루브리컨츠와 마찬가지로 현대오일뱅크도 이미 중단 전례가 있었다.
발행사와 주관사단은 우려가 나올 때마다 '이번엔 다르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시장도 차츰 신뢰를 보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이를 활용해 회사채 당시 세일즈 극대화 수단으로 '오일뱅크 IPO'를 내세웠다. 전략이 주효하면서 신용도도 수년 만에 반등했다.
물론 현대오일뱅크, 현대중공업그룹의 결단은 온전히 그들의 선택이고 자유다. 어떤 결정이든 궁극적 목적인 조 단위 유동성 확충을 이행했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책임 소재도 없다. 기업 입장에서 기회비용을 줄이는 것은 어찌보면 전략적 결정이다.
하지만 현대오일뱅크의 결단으로 IPO 업계가 입은 내상을 고려하면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수 차례 공언에 빅딜 투자를 계획한 기관은 물론 공모주 시장 반등을 기대한 이들엔 후유증이 크다. 훗날 자본시장을 다시 찾을 때 투자자들의 신뢰는 받을 수 있을까.
다른 측면에선 장기간 IPO를 도운 파트너에 대한 도의적 책임도 남았다. 아무리 성과보수제를 적용받는 IPO 업무라지만 1년 가량 유무형 자원을 쓰면서 사실상 '무료 서비스'를 받았다. 이들 IB들은 지분매각이 공개되기 직전까지도 IPO 후속 작업에 골몰했다.
1년여 간의 취재에서 가장 많이 했던 질문은 'IPO 완주 여부'였다. 그만큼 발행사와 시장의 눈높이 간극은 컸다. 발행·주관사는 번번이 "믿어 달라"고 했다. 당시 주관사 측 한 임원은 "현대중공업을 몰라서 하는 말입니다. 약속은 지킵니다"라고 항변했다. 철썩같이 믿은 주관사나 그렇게 만든 발행사나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 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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