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운용, 태평양물산 왜 타깃삼았나 2015년 순손실후 주가하락 장기화.."부동산 팔아 금융비용 줄여라"
이효범 기자공개 2019-02-01 09:34:13
이 기사는 2019년 01월 31일 0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태평양물산을 타깃으로 삼은 건 수년째 하락하고 있는 주가 때문이다. 태평양물산은 지난 2015년과 2016년동안 2년 연속 순손실을 낸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2대 주주로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당장 주가가 반등할 기미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주주 관여활동을 통해 해법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태평양물산의 주가는 2014년들어 2000원 중반수준에 형성됐지만 같은해 한때 7000원대로 급등했다. 등락을 거듭하긴 했지만 이듬해인 2015년 3월 6일 기준 최근 5년간 최고점인 7530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로 주가는 내리막을 걸었다. 2017년과 2018년에도 전반적으로 하락세였고 최근까지 2000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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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물산은 1972년 국내 의류산업의 성장기에 설립된 의류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업체다. 의류OEM사업과 우모가공사업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우모가공사업은 오리나 거위털 등의 원모를 가공해 판매하는 사업이다. 2017년 연결기준 매출액 9222억원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의류OEM부문(매출 비중 85%), 우모가공부문(10%), 기타사업(5%) 등의 순이다.
태평양물산은 의류OEM부문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바이어로부터 수주하는 물량이 점차 증가하면서 매출액은 2014년 7989억원에서 2017년 9222억원으로 3년새 15.44% 증가했다. 폭발적이진 않지만 완만한 성장곡선을 그리는 추세다. 주요 바이어는 'GAP', 'Columbia', 'Target'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의류업체들이다.
태평양물산의 주가가 힘을 잃었던 것은 2015~2016년 우모가공부문이 2년 연속 순손실에 빠졌던 시기와도 일치한다. 특히 2016년에는 우모 가공부문의 순손실이 대폭 불어났고, 신설한 의류OEM부문 공장의 채산성마저 저하돼 태평양물산은 533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다. 앞서 2015년에는 순손실 138억원을 기록했다.
신용평가사는 보고서를 통해 "우모 재고자산 판매손실과 평가손실로 우모가공부문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243억원과 7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며 "전방산업인 아웃도어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실적 부진으로 우모 제품 수요가 감소했고, 우모제품 판매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재고자산을 과다하게 보유했던게 대규모 적자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태평양물산이 해외 공장 신설 및 증설에 나서면서 차입금도 불어난 상태였다. 총차입금은 2014년말 3102억원에서 2016년말 3402억원으로 증가했다. 2년 연속 순손실에 빠져 자기자본도 같은기간 1679억원에서 113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결국 부채비율은 2014년말 258.6%에서 2016년말 388.9%로 치솟았다. 2년 사이 130.3%포인트 증가한 셈이다.
대규모 손실 이후 영업실적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과도한 차입금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태평양물산은 지난해 9월말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 7412억원, 영업이익 296억원, 순이익 135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67%, 14.73% 씩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20.75%로 감소했다.
이처럼 순이익이 감소한 원인 중 하나는 금융비용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태평양물산에게 본사 부동산 매각을 제안한 것도 금융비용이 실적 개선을 더디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9월말 누적 금융원가는 28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5.31% 늘었다. 2017년말까지 2900억원이었던 총차입금이 지난해 9월말 3583억원으로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태평양물산의 금융비용이 줄어들 경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태평양물산에 보낸 서한을 통해 "높은 부채비율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이 기업가치 훼손의 큰 요인으로 태평양물산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부채비율 감소로 기업가치 개선이 가능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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