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테마' 보로노이…3조 밸류 '의견분분' [제약바이오 옥석가리기]1000억 프리IPO에 1.2조 밸류…VC 투자유치 '0'·대표이사 이력도 불투명
민경문 기자공개 2019-02-11 08:10:15
[편집자주]
제2의 바이오 투자 붐이 일고 있다. 한국 경제를 이끌 마지막 성장 동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수의 바이오 업체들은 국내 IPO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해 한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더벨이 '옥석'을 가려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1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업체 보로노이가 1조원이 넘는 밸류에이션으로 자금 모집에 나서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회사 측은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3조원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까지 내놓는다. 전임상도 끝나지 않은 단계에서 과도한 몸값이라는 지적과 하버드 암센터가 투자를 단행한 만큼 성장성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종양, 퇴행성 뇌질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중인 보로노이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1000억원 안팎의 에퀴티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보로노이가 책정한 기업가치(pre-value 기준)는 1조 2000억원에 달한다. 프리IPO 이후에는 연내 코스닥 상장도 검토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사실상 낙점된 상태다.
후보 투자자군은 증권사, 운용사, 사모펀드(PEF) 등으로 이뤄지고 있다.
보로노이는 2015년 설립된 신생 바이오 벤처다. 지금까지 보로노이가 외부 기관에서 자금을 유치한 실적은 장덕수 회장이 운영하는 DS자산운용이 유일하다. 보로노이는 작년에 DS자산운용으로부터 300억원 정도를 투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벤처캐피탈이나 신기술금융사들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은 이력은 없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VC 업계에서는 보로노이 투자건 자체가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며 "보로노이로선 자금 조달을 위해 증권사나 사모펀드 쪽을 접촉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보로노이 측이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3조원이 될 것이라는 얘기를 했는데 그나마도 4조원에서 할인한 금액이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덧붙였다.
보로노이가 업계의 주목을 받은 건 하버드의대 다나파버 암연구소(Dana-Farber Cancer Institute)의 영향이 컸다. 작년 3월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 그리고 지난달 말 단백질 분해 기술(Target Protein Degrader) 관련 기술 이전이 이뤄졌다. 보로노이는 그 대가로 다나파버 측에 회사 주식을 지급했다. 구체적인 주식 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더벨 확인 결과 다나파버와의 기술이전 계약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하버드 다나파버 연구소 홍보담당자인 엘렌 베를린(Ellen Berlin) 디렉터는 "보로노이 측에 단백질 분해과 관련해 배타적 기술 이전(exclusively licensing)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보로노이는 올해 비임상 개발을 마치고 내년 초 단백질 분해 치료제의 임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관계자는 "아무리 한국의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해도 전임상이 끝나지 않은 단계에서 그만한 몸값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며 "기업가치 책정을 둘러싸고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할 뿐더러 전임상은 그렇게 돈이 많이 필요한 단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단백질 분해 기술과 관련해 다수 실험을 거친다해도 이를 백업할 만한 논문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경영진에 대한 정보 공개가 한정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보로노이 홈페이지는 김현태 대표에 대해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라는 것 외에는 어떤 정보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삼성투신 등 운용사에서 헤지펀드 운용을 담당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하버드 다나파버와 두 번의 기술 이전 계약을 맺은 건 한국에서 보로노이가 유일할 것"이라며 "그만큼 하버드 측과 기술을 함께 축척해 왔고 8개의 파이프라인을 가진 바이오업체도 드물기 때문에 충분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