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2월 20일 07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방카슈랑스 시장이 해를 거듭할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2015년 월납 및 일시납 초회보험료 합산 기준 7조2932억원까지 커졌다가 지난해 3조8234억원으로 3년만에 반토막 났다. 장기 저축성보험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2017년 4월부터 축소된 영향이 컸다.주력상품에 직격탄을 맞은 은행들은 단기간 수수료 수익 급감을 피하지 못했다. 대부분 은행들이 지난해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했으며 많게는 20% 가까이 축소된 곳도 있었다.
방카슈랑스 시장의 혼란 중에도 우리은행의 실적은 눈에 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은 859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하는 데 그쳤다. 비록 수익 규모를 키우는 데는 실패했지만 다른 은행들과 비교하면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낸 것과 다름없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우리은행의 성공 요인은 크게 세 가지를 꼽는다. 먼저 법인 영업에 주력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개인 고객의 수요는 주로 비과세 상품에 치우쳐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학교, 재단, 장학회 등 법인 영업으로 재빨리 방향을 틀었다. RM-PB 협력영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며 시너지를 낸 점도 한 몫을 했다.
우리은행은 시장 변화를 읽고 그때그때 다양한 대안상품을 적용했다. 상반기 증시 활황을 타고 단기 수익을 낼 수 있는 변액보험 판매에 주력했다. 중순에는 금리가 높고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외화보험 판매를 늘렸다. 하반기에는 기존 저축성보험보다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3분의 1플랜을 적용한 저축성보험 판매에 힘썼다.
여기에 정종숙 WM그룹장 특유의 추진력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개인 고객에서 법인 고객으로 영업의 중심을 옮긴 것도, 이를 위해 RM-PB 협력영업을 강화한 것도 지난해 초 그룹장 취임 때부터 힘을 쏟았던 부분이다. 기존에 가지 않았던 길을 개척해야 살아남는다는 정 그룹장의 발빠른 대응은 영업점 직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방카슈랑스에 대한 우리은행의 방향성은 여전히 확고한 듯하다. 올해 PB들에게 적용되는 KPI(성과평가체계) 항목에서 방카슈랑스 점수를 상향한 것이 그 증거다. 목표치 자체는 예년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KPI 항목 점수를 높이며 방카슈랑스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종용만이 능사는 아니다. 구조가 비교적 단순한 저축성보험 판매에 집중해온 영업점 직원들에게 다른 보험상품들에 대한 지식은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체계적인 교육이 선행되지 않으면 앞으로 불완전판매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은 불가능하다. 법인영업 집중에 따른 '꺾기' 논란도 철저한 내부관리로 불식해야 할 문제다. 법인 영업 확대가 훌륭한 대안이라고는 하지만 여신줄을 쥐고 있는 은행이 과도한 실적주의 환경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방카슈랑스 시장 파이는 갈수록 축소되고 있지만 우리은행은 열악한 시장 환경을 헤쳐나가는 길을 택했다. 앞으로도 시장점유율 1위를 넘어 높은 성장세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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