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사업 접는 코오롱패션머티리얼, 금고는 이미 '텅' 작년 9월 말 기준 결손금 353억, 외부 환경도 비우호적
박기수 기자공개 2019-02-22 11:36:05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1일 15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그룹의 모태 사업인 원사·원단 사업을 영위하는 코오롱패션머티리얼(코오롱머티리얼)이 원사 사업을 중단한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회사 내 재무 상황이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누적된 영업 적자로 금고가 텅 비었다.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코오롱머티리얼의 이익잉여금은 마이너스(-) 353억원이다. 이익잉여금은 기업 활동으로 발생한 이익의 누적액에서 배당이나 자본 전입 등으로 처분되지 않고 쌓여있는 금액을 뜻한다. 이 금액이 마이너스일 경우 이익잉여금 대신 '결손금'이라고 표현한다. 통상 기업이 경영활동 결과 이익이 발생하지 않고 오히려 자본을 갉아먹을 때 자본 감소분이 곧 결손금이 된다.
2016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코오롱머티리얼의 곳간에는 500억원이 넘는 금액이 쌓여있었다. 그러나 2017년 572억원의 대규모 순손실을 냈던 것이 치명적이었다. 김천과 구미에 분산돼있던 원사 공장을 김천으로 통합하면서 재고 정리가 진행된 결과로 순손실 규모가 커지긴 했지만 순수 영업활동으로도 44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
500억원이 넘는 순손실분은 대거 이익잉여금 계정에 반영돼 당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이 제로(0) 수준을 넘어 결손금으로 변했다. 당시 결손금 규모는 43억원이다. 여기에 지난해 경영 부진이 이어지며 9개월 누적 순손실 265억원을 냈다. 이에 결손금은 300억원대로 불어났다. 결손금을 모두 메우려면 앞으로 3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외부 환경이 녹록지 않다. 원사 산업의 핵심은 노동력이다. 새로운 원사 사업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과 비교했을 때 인건비에서 경쟁력이 더이상 없다는 평가가 짙어진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 내적 요소보다는 업황 자체가 코오롱머티리얼에 유리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경영 부진으로 기타 재무 수치도 급격히 악화했다. 코오롱머티리얼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157.87%로 2017년 말 97.87%보다 60%포인트 높아졌다. 유동비율은 82.54%로 세 자릿수를 기록 중이었던 2016년 말(141.32%)보다 58.78%포인트 낮아졌다. 단기 부채에 대한 지급 능력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의미다.
|
코오롱머티리얼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차입금은 667억원이다.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비율은 각각 26.07%, 59.5%로 2017년 말 19.45%, 36.58%보다 높아졌다. 모든 차입금은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이다.
통상 단기차입금은 장기차입금보다 만기가 짧고 금리가 높아 '급전'이 필요한데 신용도는 비교적 낮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때 쓰이는 수단이다. 전체 차입금에 대한 이자 비용은 19억원에 달한다. 코오롱머티리얼은 2013년 112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이후 현재까지 영업활동으로 적자를 내고 있다. 자체 영업활동으로는 원금은커녕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물론 모기업인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자금 지원에 나서 유동성에 급한 불은 끌 수도 있다. 다만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재무구조도 썩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478억원에 불과하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역시 각각 115.25%, 36.66%로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모든 상황을 종합해봤을 때 원사 사업을 반드시 살려야 하는 사업이 아니라면 굳이 자금 수혈을 통해 회생시킬 이유가 적어 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감대다. 특히 'Rebirth(재탄생)'라는 각오와 함께 수익성 개선에 몰두한다고 밝힌 코오롱그룹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돈이 안 되는 원사 사업의 현주소를 고려했을 때 회생 가능성은 더욱더 작아진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사업 중단을 포함해 원사 사업의 경영 개선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라며 "중단이 확정적으로 결정이 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청약증거금 2조 몰린 쎄크, 공모청약 흥행 '28일 상장'
- [영상/Red&Blue]겹경사 대한항공, 아쉬운 주가
- [i-point]모아라이프플러스, 충북대학교와 공동연구 협약 체결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KT클라우드 ‘AI Foundry' 파트너로 참여
- [i-point]고영, 용인시와 지연역계 진로교육 업무협약
- [i-point]DS단석, 1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안정적 지배구조, 공모 부담요소 줄였다
- 한국은행, 관세 전쟁에 손발 묶였다…5월에 쏠리는 눈
- [보험사 CSM 점검]현대해상, 가정 변경 충격 속 뚜렷한 신계약 '질적 성과'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신한카드, 굳건한 비카드 강자…롯데·BC 성장세 주목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밸류업 성과 평가]포스코홀딩스, 업황 악화에 고전…밸류업 '하위권'
- [Financial Index/한화그룹]그룹 전반 차입 부담 심화, 에어로 유증만으로 될까
- [밸류업 성과 평가]'10위권 밖' HMM, 마의 PBR 1배 '벽'
- [밸류업 성과 평가]HD현대일렉트릭, 밸류업 1위 영예…실적·주가 완벽 뒷받침
- [밸류업 성과 평가]코스닥 기업 80%가 TSR 마이너스, 밸류업 의지 절실
- [조선업 리포트]사업부에 힘 싣는 한화오션, 관료 출신 사외이사도 영입
- [밸류업 성과 평가]삼양식품, '불닭'이 만들어준 밸류업 1위 '기염'
- [밸류업 성과 평가]메리츠금융·카뱅만 PBR 1배 이상, 저PBR '고질병' 여전
- [밸류업 성과 평가]7할이 PBR 1배 미만, 갈길 먼 '기업가치 제고'
- [밸류업 성과 평가]'밸류업' 1년, 어디가 잘했나…지표로 분석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