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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한건 주관 이상의 의미'…IB업계 빅픽처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IPO]계열사 딜 줄줄이 대기, ECM 최대 고객 '부상'…네트워크 쌓기 '포석'

양정우 기자공개 2019-02-27 10:22:07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5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기업공개(IPO)에 매달리는 증권사의 '빅 픽처(큰 그림)'는 무엇일까. 현대중공업그룹은 그간 자금조달에 집중하며 국내 IB의 최대 고객으로 부상한 상태다. 이번 IPO는 단순히 딜 1건이 아니라 '큰 손'과 새로운 신뢰를 쌓을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이하 그린에너지) 상장의 주관사 경쟁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초대형 IB'는 물론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등 중견 증권사가 출사표를 던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주관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제안서에 적는 상장 밸류가 상당히 높아졌다"며 "발행사가 만족할 수준을 써낸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IB업계가 그린에너지 IPO에 힘을 쏟는 건 무엇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IPO 자체도 공모규모 2000억원 안팎의 대형 딜로서 수수료 수입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네트워크를 재정립할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근래 들어 현대중공업그룹은 국내 IB업계에서 가장 큰 고객으로 부상했다. 조선 불황 탓에 자본시장에서 숨 가쁘게 자금을 조달해 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1조2350억원을 확충했다. 삼성중공업의 유증(1조4088억원)과 함께 지난 한해 주식자본시장(ECM)의 최대 딜이었다. 2017년엔 현대건설기계과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이 각각 3400억원, 27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최근엔 몸값이 8조원 이상인 현대오일뱅크가 IPO를 시도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을 등에 업은 증권사는 그간 ECM의 강자로 군림해 왔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이 ECM의 왕좌(주관실적 기준 1위)를 탈환한 것도 사실 현대중공업의 유상증자 덕분이다. 현대중공업은 조 단위 유증의 주관을 NH투자증권 1곳에 일임했다. 딜 1건으로 1조원이 넘는 실적을 쌓은 셈이다. 연초부터 NH투자증권의 ECM 1위가 예견돼 왔던 이유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과 가장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건 NH투자증권이다. 그룹 오너에게 가장 민감한 지배구조 재편을 자문했을 뿐 아니라 지난해 유증 주관으로 특별한 신뢰 관계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현대오일뱅크의 IPO도 역시 NH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 중 1곳으로 이름을 올려왔다.

하지만 다른 증권사도 이런 쏠림 현상을 넋놓고 바라볼 수 없는 노릇이다. 이 때문에 그린에너지 IPO의 주관 경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단 상장주관사에 이름을 올리면 긴밀한 네트워크를 쌓는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NH투자증권의 인연으로 주관사 내정설이 나오고 있지만 경쟁사는 상장 밸류를 최대한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도 현대중공업그룹은 당분간 자금조달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기적으로는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어떤 식으로든 활용할 수 있는 카드로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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