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3500억 '영구채' 발행 착수 재무구조 개선 총력…사실상 차입금, 신용도 개선효과는 '미미'
심아란 기자공개 2019-03-07 09:03:59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6일 16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대한통운(AA-, 안정적)이 최대 3500억원 규모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착수했다. 지난해 12월 영구채를 발행한 이후 3개월여 만이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영구채를 활용해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다만 경제적 실질은 콜옵션 행사 시점에 맞춘 채권인 점을 감안하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이달 영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발행 규모는 최대 3500억원까지 검토 중이다. 만기는 30년으로 발행일로부터 5년 후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이 행사되는 조건이다. 채권 발행 업무는 NH투자증권이 단독으로 맡고 있다.
발행 금리는 4%대 초반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2.5% 안팎의 스텝업(Step-up) 금리가 붙는 구조다. 앞서 지난해 12월 28일에도 동일한 조건으로 2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찍었다. 당시 발행금리는 4.5%였다. 작년 말 대비 시장금리가 낮아져 조달금리 조건은 비교적 우호적인 상황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재 회사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번 영구채 발행도 같은 목적"이라고 밝혔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차입금을 갚지 않고 영구채를 추가로 발행하면 사실상 차입금이 늘어나는 것으로 신용도엔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은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작년부터 신용평가사의 등급 하향 지표인 '총차입금/EBITDA 5배' '순차입금/EBITDA 6배' 등을 모두 초과했다.
물류 사업의 확장을 위해 인프라 관련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차입금이 불어난 영향이 컸다. 2018년 말 기준 차입금은 2조8746억원으로 2017년 대비 6779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50.9%를 기록하면서 또 다른 등급 하향 트리거인 '부채비율 150% 이상'에도 도달한 상태다.
CJ대한통운은 올해도 3059억원의 CAPEX를 계획하고 있다. 2018년 4408억원을 집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투자 규모는 30% 가량 축소했다. 신평사는 CJ대한통운이 예정된 수준에서 투자 규모를 제어한다면 아직까지 등급 방어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수익성 실현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전체 CAPEX의 56%를 택배 사업에 투입한 만큼 해당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야 한다. 신용도의 상·하향 트리거가 모두 에비타(EBITDA, 상각 전 영업이익)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에비타를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차입금의 증가폭이 확대될 요인은 없다"면서 "계획과 달리 투자 규모가 확대되거나 에비타가 늘어나지 않으면 CJ대한통운의 신용도 조정은 고민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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