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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불 당긴 '초음파 전쟁' 세계 1위 달성할까 [글로벌 도전하는 의료기기]①삼성·GE·필립스 등 KIMES서 부스 맞보고 신제품 경연

조영갑 기자/ 오찬미 기자공개 2019-03-20 07:52:49

[편집자주]

의료기기 산업은 글로벌 공룡들이 석권하고 있다. 한국 의료기기 산업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최근 열린 의료기기 및 병원설비 전시회 KIMES2019 현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한국 의료기기 산업의 현황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9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열린 제35회 국제의료기기 · 병원설비전시회(이하 KIMES2019)의 트렌드를 압축하면 진단과 AI다. 국내외 유수의 진단기기 업체들이 새롭게 출시된 진단기기와 AI 플랫폼을 앞세워 부스를 꾸몄다. 이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장소는 초음파 의료기기 업체들이 위치한 3층 C홀이었다. 이곳은 소리 없는 전장을 방불케 했다.

세계 초음파 진단기기(산부인과 분야)의 점유율 수위를 다투는 삼성메디슨, GE, 필립스가 길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대형 부스를 냈다. 여기에 국산 메디컬 엑스레이 기기 제노레이, 리스템 등이 각각 대형부스를 내고 초음파를 비롯해 진단기기의 경연장을 이뤘다.

◇삼성, 글로벌 공룡 의료기기에 도전장

초음파 전쟁의 방아쇠는 삼성메디슨이 당겼다. 삼성메디슨은 삼성전자 의료사업부와 공동부스를 내고, 세계 산부인과 초음파 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패를 공개했다. 삼성은 14일 부스 오픈과 동시에 프리미엄 초음파인 HERA W10을 공개했다.

삼성이 공개한 HERA W10은 그동안 프리미엄 시장을 석권하고 있던 이른바 GPS(GE, 필립스, 지멘스)에 대한 도전장이다. HERA는 기존의 삼성 초음파 기기에 비해 신호 처리량을 11배, 데이터 전송 속도를 10배 이상 강화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더불어 저속, 미세혈류를 영상화하는 MV-Flow와 LumiFlow 기능을 탑재해 고위험군 태아의 진단기능을 강화하고, ShadowHDR 기술을 접목해 태아의 뇌, 척추 등 감쇠가 발생하는 부위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사용자 친화적 디자인으로 디자인어워드인 IDEA2018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메디슨 바로 맞은편에 부스를 낸 GE헬스케어는 유방초음파, 범용초음파 신제품을 선보였다. GE는 이번 전시회에서 자동유방초음파 Invenia ABUS와 범용 초음파 LOGIQ E10, LOGIQ P9, 응급현장진료용 초음파 VENUE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볼루손 E 시리즈'는 세계 최초로 태아의 심수축성 검사가 가능한 fetalHQ을 탑재했고, GE AI 기술인 Edison을 기반으로 태아중추신경을 자동 측정 가능 SonoCNS를 장착해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우위를 다지겠다는 복안이다. 업체 측은 "3D 프린팅 파일 변환이 장비로부터 바로 가능한 것이 볼루손의 특징"이라며 "모형 출력에 필요한 과정과 시간이 대폭 감소됐다"고 설명했다.

필립스의 전략은 '모빌리티'다. 필립스는 이번에 프리미엄 제품을 내보이는 대신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의료진의 모바일 기기에 바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앱기반 모바일 초음파 기기를 선보였다. 산부인과 진료를 비롯해 근골격, 표재성 부위, 연부조직, 심장, 복부, 폐 등 광범한 범용성이 장점이다.

KIMES를 방문했던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기존의 진료실에서 사용되는 초음파 기기에 비해 대폭 향상된 해상도와 모션에 놀랐다"면서 "특히 삼성과 GE가 고위험군 태아에 대한 진단기술을 강화하면서 이 영역 진단에 진보를 가져왔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삼성메디슨
삼성메디슨은 이번 KIMES2019에서 프리미엄 초음파기기 HERA W10을 선보였다.
◇ 삼성메디슨, 6.4조 규모 진단 시장서 점유율 5%…"R&D 더 확대한다"

삼성메디슨은 KIMES2019에서 선보인 HERA W10을 앞세워 2021년까지 산부인과 초음파 분야 1위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삼성은 산부인과 초음파 분야 세계 2위다. 1위는 GE다. 삼성 측은 "2021년 서울에서 세계산부인과초음파학회(ISUOG)가 열리는데, 이를 기점으로 이 분야 세계 1위에 등극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초음파 진단기기 시장은 약 6조4000억원 규모(2017년 기준)다. 이중 GE, 필립스, 지멘스 등 글로벌 브랜드가 이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산부인과 초음파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진단 영역을 확장해 점유율을 추산하면 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삼성은 전동수 사장의 취임 이래 해외법인을 청산하고, 유통망을 삼성전자 영업망으로 일원화하면서 소모성 비용을 줄였다. 더불어 연구개발비(R&D)에 과감하게 투자하면서 2017년 기준 매출액 대비 R&D 비용을 16%선까지 끌어올렸다.

삼성메디슨은 2010년 메디슨을 인수하면서 초음파 시장에 뛰어든 이래, 2013년 300억원(매출액 대비 13%), 2014년 350억원(13%), 2015년 500억원(19%), 2016년 420억원(16%), 2017년 500억원(16%) 등 지속적으로 R&D에 투자하고, 라인업을 늘려왔다.

그 결과 2017년 매출액 3026억원, 영업이익 65억원으로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익은 102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6년은 252억원, 2015년은 2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었다.

삼성 측은 "존스홉킨스, 메이요 등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기를 검증하기 위해 오랜 기간 연구개발을 지속했으며, 외산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초음파 시장의 국산화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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