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 vs 오비맥주, 신제품 기싸움 '팽팽' 레귤러·발포주 '견제구'…롯데주류, 발포주 카드 '만지작'
이충희 기자공개 2019-03-28 10:41:55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5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맥주업계 1위와 2위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시장 점유율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업소 시장을 점령한 오비맥주 카스를 잡기 위해, 오비맥주는 발포주로 새 시장을 개척한 하이트진로 필라이트의 기세를 꺾기 위해 최근 각각 신제품을 출시했다.맥주 양대 산맥의 신제품들은 각 분야에서 경쟁사 독주 체제를 막기 위한 견제구라는 게 업계의 관전평이다. 여기에 국내 주류 시장을 3강 구도로 재편하려는 롯데주류도 다시 신제품 출시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맥주업계, '테라' 발 격전속으로
하이트진로는 이달 21일 새 레귤러 맥주 테라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영업·마케팅 전쟁의 불씨를 당기고 있다. 회사는 테라 출시 전까지 5년여간 연구개발비로만 1000억원을 지출했다면서 앞으로 마케팅 등 판관비에 최소 10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미 국내 레귤러 맥주 2위인 하이트를 비롯해 맥스, 드라이피니시 등 다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 자사 맥주와의 카니발리제이션(자가 잠식)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카스에 내준 점유율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강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하이트진로의 맥주부문 매출은 카스에 1위 자리를 내준 2012년 이후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5년 약 8000억원이었던 맥주 매출은 지난해 7100억원 수준까지 밀린 것으로 관측된다. 새로 출시한 발포주 필라이트가 선전했지만 하이트의 부진이 지속되며 영업 적자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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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의 맥주 영업 부진은 카스가 국내 업소 시장을 거의 석권하다시피 하면서 비롯됐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카스는 탄산 강도를 높인 청량감을 무기로 청장년층 남성들에게 어필한 게 잘 통했다는 평가다. 하이트진로가 테라 출시 마케팅에서 청량감을 특히 강조하는 것은 카스의 독주를 막아서겠다는 의중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는 테라가 100% 자연 탄산 맥주임에도 청량감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카스는 인공 탄산 맥주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면서 테라가 대안 상품으로 인식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급해진 3위 롯데주류, 신제품 출시 검토
반면 오비맥주가 올 1월 첫선을 보인 발포주 필굿은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를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평가된다. 필라이트는 2017년 4월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발포주로 최근 5억캔 누적 판매고를 올리는 등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발포주 시장을 눈여겨 보지 않던 오비맥주는 필라이트의 예상 외 선전에 최대한 빠른 대응책을 내놓기 위해 고심했다. 특히 필라이트가 시장 안착하는데 일조했던 캐릭터 마케팅을 차용한 것에 업계의 시선이 쏠렸다. 오비맥주는 필굿이 소비자들에게 발포주의 대안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대한 비슷한 제품으로 각인되게 마케팅하는 건 기존 발포주 시장 성장세에 편승하겠다는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둘다 비슷한 발포주이기 때문에 점유율을 빠르게 늘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1~2위 양강 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되자 더 다급해진 쪽은 3위 사업자 롯데주류다. 2014년 출시한 클라우드, 2017년 출시한 피츠가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매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경쟁 제품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주류는 기존 자사 제품들과의 시장 충돌이 없는 발포주 출시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피츠를 출시한지 2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새 레귤러 맥주를 내놓을 계획은 없다"면서도 "발포주처럼 맥주 주종이 아닌 다른 종류 신제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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