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에너지 CB 투자 운용사 대응전략은 채권단 협상안 우선 확인 필요…청산 가능성도 염두
이민호 기자/ 김진현 기자공개 2019-04-04 13:01:00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2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웅진에너지가 재무제표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을 받아 기한이익상실(EOD)이 발동한 7회차 전환사채(CB)에 대해 자산운용사들이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해당 CB는 대부분 사모 헤지펀드를 통해 투자, 일부 개인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에너지가 제시할 협상안을 살펴본 후 청산 또는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할 필요가 생겼다. 다만 CB를 담은 해당 증권사와 운용사들은 편입비중이 높지 않아 펀드 수익률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투자자들을 달래고 있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웅진에너지 7회차 CB 인수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은 원리금 미지급 사태와 관련해 향후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7회차 CB는 지난해 2월 웅진에너지가 15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유진투자증권이 금융자문을 맡았고 유진투자증권(45억원), 아주저축은행(40억원), 포커스자산운용(20억원), 아샘자산운용(15억원), 유진저축은행(10억원), 키움증권(10억원), NH앱솔루트리턴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1호(10억원)가 투자자로 참여했다. 7회차 CB의 만기는 2023년 2월이지만 계약조항에 따라 감사보고서 감사의견 '의견거절'로 EOD가 발생한 상태다.
CB 인수자들은 원리금 지급과 관련해 웅진에너지가 채권단과 협의할 것이라고 공시한 만큼 웅진에너지가 가져오는 협상안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웅진에너지가 협상안을 제시하면 투자자들을 모아 사채권자 집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를 맡은 한영회계법인이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사의견 '의견거절'의 원인으로 제시한 만큼 CB 인수자들은 웅진에너지의 청산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담보를 제공받은 은행권과 달리 7회차 CB에는 담보가 없다"며 "청산가치를 따져본 후 CB에 투자한 비율에 따라 나눠가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포커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웅진에너지가 청산 작업에 들어가더라도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은행권 담보채권자 우선 변제 후 CB 무담보채권자들도 나눌 몫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에너지 M&A 가능성에는 부정적인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10대 1 무상감자 계획을 발표하며 청산 작업 도중이라도 매각을 진행하기 용이한 환경을 만들었지만 순이익에 비해 차입금 규모가 커 원매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말 기준 111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반면 차입금 총액은 은행권 차입 원리금(540억원)과 4·5·6·7회차 CB 원리금(1125억원)을 합친 1666억원이다.
7회차 CB를 인수한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태양광 업황이 부진한 데다 올해 상환해야 하는 금액만 1000억원이 넘는데 이 금액을 쉽게 조달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차입금이 많으면 싼 가격에 살 수 없기 때문에 M&A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운용사들은 웅진에너지 CB가 전체 펀드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수익률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단일펀드에 10억원어치를 편입한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펀드가 6000억원 규모인데 웅진에너지 CB의 편입 비중이 작아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추후 내부규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총 8개 펀드에 20억원씩 나눠 담은 포커스자산운용의 경우 펀드별 편입비중이 3% 수준에 불과해 다른 메자닌 투자로 수익률을 회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포커스자산운용 관계자는 "2017년 웅진에너지 흑자와 함께 태양광 업황에 대한 전망도 우호적이었기 때문에 투자했다"며 "웅진에너지가 청산하더라도 투자원금의 50%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수익률 손실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샘자산운용은 5개 펀드에 15억원씩 나눠담았다. 아샘자산운용 관계자는 "추후 채권단 협의 등 발생하는 상황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라며 "손실이 발생하면 상각 처리해 수익률에 반영하고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웅진 관계자는 "채권단 협의는 웅진에너지가 참여하기 때문에 ㈜웅진이 별도로 진행할 계획은 없다"며 "웅진에너지가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여러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웅진에너지가 2017년 12월 발행한 441억원 규모 6회차 CB에서 109억원어치를 인수했던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이미 보통주로 출자전환 후 장내에서 매각을 완료해 관련 펀드를 청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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