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취소 vs 변경 허가…쟁점 총정리 [인보사 판매중단 논란]⑤코오롱 "안전성엔 문제 없어" 재차 주장…종양 유발 가능성 논란에도 적극 해명
강인효 기자공개 2019-04-12 18:11:49
[편집자주]
코오롱생명과학의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주성분이 바뀌었다는 논란이 제기되며 국내 판매와 미국 임상이 중단돼 바이오 업계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자칫 바이오 산업 전반에 불신을 줄 우려까지 제기된다. 인보사 논란의 주요 쟁점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2일 11: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주성분 변경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엔 인보사의 주성분 중 하나가 종양 유발 가능성(종양원성)이 있는 세포로 밝혀졌다는 점이 쟁점이 됐다.코오롱생명과학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종양원성은 모든 세포가 형질 전환을 하면서 나타나는 문제로, 인보사는 개발 및 허가 과정에서 이미 방사선 조사로 조치를 완료했다는 주장이다. 주성분 중 하나가 품목 허가를 받을 당시와 다른 것으로 나타나도 인보사를 투약받은 환자에게서 중대한 부작용이 없는 점을 들어 안전성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결론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판단에 달려 있다. 이르면 다음 주 국내 판매용 인보사의 주성분 분석 결과가 나오는 데 최악의 경우 '허가 취소', 최선의 결과는 '변경 허가'다. 어떤 경우든 코오롱생명과학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 종양유발세포 문제 없나
인보사는 다른 사람의 연골에서 추출한 '동종유래 연골세포(HC)'와 연골세포 성장인자인 TGF-β1 유전자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를 3대 1의 비율로 섞어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다. 인보사 주성분 중 하나인 TC가 최근에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인 'GP2-293 세포'인 것으로 새롭게 밝혀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특히 일각에서는 GP2-293 세포가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세포라며 인보사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모든 세포가 형질 전환이 이뤄지는 순간 종양원성이 생긴다고 해명했다. 원세포의 종양원성과 형질 전환 이후 세포의 종양원성은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다. 애초에 원세포가 무엇이든지 간에 상관 없이 TC는 종양원성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김수정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신약연구소장은 전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인보사의 TC는 그것이 연골유래세포이든 GP2-293 세포이든 간에 종양원성을 갖고 있다"면서 "이 부분은 200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인보사에 대한 IND를 신청할 당시 FDA에서도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FDA는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저희에게 방사선을 조사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그러면서 "FDA의 권고를 바탕으로 TC에 대해 강력한 방사선 조사를 실시해 인보사의 안전성을 확보했다"며 "59그레이(Gy)의 방사선을 조사한 TC는 최대 24일 이내에 모두 사멸되어 없어졌고, 나아가 방사선을 조사한 TC를 44일 동안 배양하면서 현미경으로 세포의 존재 유무를 관찰하고 세포 활성 측정을 실시해 세포 사멸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인보사는 세포사멸시험을 실시해 생존율이 0%임을 확인한 후 적합으로 판정된 제품만 국내서 생산해 판매해왔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동물실험에서는 TC가 1주일 이내에 사라지지만, 인간의 몸(무릎 관절강)에서는 3~4일 만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며 "인보사 임상 환자 혈액에서 단 한건도 TC가 검출된 사례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인보사의 임상에 참여했거나 투여받은 환자분들 중에서 암과 관련한 어떠한 부작용도 파악된 사례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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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주성분 변경 논란은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2004년 인보사 임상을 위한 마스터 셀 뱅크(MCB)를 구축할 당시에 '단기염기서열반복(STR)' 검사를 하지 않았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계열회사이자 인보사 원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이 최근 미국 임상 3상을 승인받아 진행하던 중 인보사의 주성분을 확인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STR 검사를 실시했는데, 검사 결과 TC가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인 'GP2-293 세포'인 것으로 새롭게 밝혀졌다.
인보사는 세포와 유전자를 넣어 만든 세포 유전자 치료제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임상을 준비하면서 2004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업체(CMO) 바이오릴라이언스 내에 MCB를 처음으로 구축했다. MCB를 구축하기 전에 코오롱티슈진의 형질전환세포은행인 연구용 셀 뱅크(RCB)에서 인보사 주성분 세포를 확보했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2004년 이후 15년 동안 새로 MCB를 안 만들었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인보사 주성분인 세포에 대한 STR 검사하지 않았던 것뿐"이라며 "2004년 구축한 MCB에서 나온 세포주를 가지고 인보사를 한참 더 생산할 수 있는 데다 동일한 MCB에서 나온 세포주를 가지고 각기 다른 WCB에서 인보사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향후 조사에서도 TC의 유래가 GP2-293 세포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MCB를 구축하고선 인보사의 주성분인 세포의 유래를 찾는 검사를 한 결과, TC에서 GP2-293 세포가 발견되지 않아 TC의 유래가 연골세포로 확인된 것"이라며 "당시에는 세포 유전자 치료제에 대해서 반드시 STR 검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무엇보다 2004년 구축한 MCB에서 나온 세포주를 통해 인보사 50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다"면서 "현재 1만개 정도의 인보사가 생산된 것으로 아는데, 따라서 아직은 새로운 MCB를 만들 필요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새로운 MCB 구축을 언급한 데에는 2010년부터 FDA가 CMO 내 워킹 셀 뱅크(WCB)에서 생산된 세포주에 대해서 STR 검사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임상용 인보사는 바이오릴라이언스 WCB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이번에 인보사의 미국 판매 허가 대비용으로 바이오릴라이언스 내에 새로운 WCB를 만들면서 인보사에 대한 STR 검사를 실시했다는 게 코오롱생명과학 측 설명이다.
◇인보사, 허가 취소냐 변경 허가냐…식약처 판단에 달려
국내 판매용 인보사의 TC가 미국 임상용 인보사의 TC와 마찬가지로 GP2-293 세포인지를 확인하는 최종 보고서는 오는 15일 나올 예정이다. 식약처는 이와 별개로 자체 검증을 위해 코오롱생명과학에 인보사의 세포를 요청했고, 코오롱생명과학은 충주 공장에 있는 인보사의 세포를 식약처에 넘겼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국내 및 미국에서 임상 중인 인보사뿐만 아니라 국내 판매용 인보사 모두 같은 하나의 MCB에서 나온 것이어서 현재 진행 중인 국내 판매용 인보사의 STR 검사 결과도 동일하게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15일 최종 보고서를 받아보면 국내 판매용 인보사의 TC 유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며 "다만 식약처도 자체 검증을 하겠다고 나선 만큼 최종 검사 결과를 먼저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국내 판매용 인보사의 TC에서도 GP2-293 세포로 나타날 경우 허가 변경을 신청하고 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이다. 식약처 자체 조사에서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인보사에 대한 의약품 허가 변경 고시 정도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 절차상으로 세포 주성분 변경 등록을 하고 다시 쓰는 것이어서 말그대로 명찰만 새로 달게 된다. 정상적인 외부 시판도 가능하다.
하지만 만약 국내 판매용 인보사의 TC가 미국 임상용 인보사의 TC와 다르다고 최종 결과가 나온다면, 최악의 경우 국내서 허가받은 인보사는 허가 취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약사법에서는 거짓이나 그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의약품의 등록, 변경 등록 또는 변경 보고를 한 경우 의약품 허가를 취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임상 시험 등 원점부터 개발을 다시 해야 해 환자 투약은 잠정 보류된다.
이 대표는 "인보사는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임상 참여 환자를 대상으로 15년간 장기 추적 관찰하게 돼있다"며 "이번 논란을 확실히 잠재우기 위해 인보사를 투약받은 환자들에 대해 전수조사하는 것으로 식약처와 얘기가 됐고, 어떻게 추적 관찰할지를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인보사는 지난 2017년 7월 신약 허가를 받은 이후 현재까지 국내 의료기관 443곳에서 3403명이 투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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