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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워터, 새주인 SC PE 만나 환경관리로 재탄생 [PE 포트폴리오 엿보기]①기존 경영진 신뢰, 아이디어로 승화

한희연 기자공개 2019-05-13 14:26:23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4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수준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특히 피인수되는 기업의 임직원 입장에서는 그 거부감이 상당하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필연적으로 엑시트(투자회수)를 해야 하는 PEF의 특성상 언젠가는 떠날 주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다 투자기간 동안 최대한의 성과를 내기 위해 비용 통제 등 회사를 "쥐어짠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그룹에 속해 있던 회사가 PEF라는 새 주주를 만나 선순환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그룹계열이라는 틀에서 발휘하지 못했던 다양한 시도들이 PEF라는 주주와 함께라면 가능한 경우도 있다. 구 코오롱워터앤에너지와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SC PE)의 궁합이 대표적인 예다.

SC PE는 지난 2016년 8월 코오롱그룹으로부터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지분 65%를 886억원에 인수했다. 이전에 재무적투자자(FI)의 자격으로 이미 35%의 지분을 갖고 있었는데 잔여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경영권을 획득했다.

코오롱워터앤에너지는 이미 국내 수처리부문 1위 기업이었다.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전국적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었지만 성장 잠재력은 다소 제한돼 있었다.

SC PE는 인수 직후 회사의 정체성에 변화를 주기로 한다. 추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환경관리'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기로 한 것이다. 수처리 뿐 아니라 쓰레기 소각과 매립 등 환경관리 전반을 다루는 '종합환경관리회사'를 목표로 삼기로 했다. 기존의 지자체 전국망을 다른 사업과도 연결, 시너지를 높이기 위함이다.

기본적인 전략 방향을 정하고 사명도 '환경관리 주식회사'로 바꿨다. PEF가 기업을 인수하고 통상 진행하는 인수후 통합(PMI) 작업은 룩센트와 베인앤컴퍼니가 함께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시했던 점은 기존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아이디어였다.

수처리 등 환경관리 사업은 기존 제조업 등과는 성격이 미묘하게 다르다.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전문가 집단의 네트워크와 연륜이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한다. SC PE는 이같은 사업 성격을 감안, 기존 경영진과 임직원들에 많은 권한을 위임해 이들의 잠재력을 십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기존 경영진의 아이디어 중 그룹사 밑에서는 여러 제약 요건 등으로 하지 못했던 것들을 과감히 시도하도록 장려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육군 수처리 사업시장 진입이다. 이전 코오롱그룹 산하에서도 군부대 수처리 사업 진출에 대한 아이디어는 나왔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구상 단계에서 접었다. 하지만 SC PE 인수 이후 아이디어에 생기를 불어 넣기로 결정, 입찰을 통해 매출처 확대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사업의 확장을 위해 기존 임직원들의 의견을 100% 신뢰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더해 성과보상 구조도 재편했다. 특히 승진에 있어 성과에 연계되도록 보상체계를 짠 것이 임직원 동기부여에 큰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SC PE가 또 공들였던 것이 기업문화 확립이다. 경직되지 않고 오픈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주주와 임직원간 스킨십 기회도 자주 만들었다. 환경관리에 특화된 그룹으로써 EMC(Environment Management Corporation) 소속임을 구성원들이 자랑스러워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힘썼다.

SC PE는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인수 후 2017년 충청환경에너지, 삼협그린텍, 와이에스텍 등 3곳, 2018년 에코그린, 2019년 WIK그린 등 총 5개 업체를 추가로 인수해 환경관리 기업으로서 EMC를 완성하고 있다. 이 모든 M&A과정에서 가장 중시한 것은 기존 경영진들의 의견이다. 인수 검토 업체에 대해 주주와 경영진간 긴밀한 협의를 거치고, 전문가집단인 경영진의 의견이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일단 인수가 확정돼 신규 계열사로 추가된 업체에는 확실하게 EMC 색깔을 입힌다. 이미 지난 2년간 다수의 기업을 인수해 회사를 키우는 과정을 통해 경영진들도 새로운 회사 추가와 통합에 대해서는 잔뼈가 굵었다. 특히 성공적인 화학적 결합을 위해 피인수기업의 니즈를 철저히 살핀다. WIL그린은 지난 2월 말 클로장 돼 EMC의 새 식구가 됐다.

SC PE와 기존 EMC 경영진들이 WIK그린을 인수한 후 가장 처음 한 일은 사업장의 화장실 교체였다. WIK그린의 경우 사업장의 화장실이 낙후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를 현대식으로 모두 교체했다. 작은 부분이지만 임직원의 편의에 대해 항상 귀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개선하려는 의지를 나타내면서 신뢰의 기반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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