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롯데첨단소재·한화종합화학 지분 정리할까 롯데 '화학 3사' 합병 과정서 '엑시트' 전망
최은진 기자공개 2019-04-29 14:52:29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5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이 보유 중인 일부 화학사 지분에 대해 조만간 엑시트(Exit) 수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선 삼성SDI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롯데첨단소재 지분을 롯데케미칼과의 흡수합병 과정에서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종합화학 지분의 경우엔 양사가 약속한 기업공개(IPO)까지 다소 시간이 남아있으나 지난해에도 매각을 시도했다 무산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지분 역시 조만간 정리 절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화학사 지분은 롯데첨단소재와 한화종합화학 두 곳이다. 롯데첨단소재의 경우 삼성SDI가 지분 10%를 보유한 2대주주로 올라 있다. 나머지 지분 90%는 롯데케미칼이 보유 중이다. 한화종합화학은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각각 20.05%, 4.05%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케미칼이 각각 39.16%, 36.05%를 확보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15년 사업 포트폴리오를 반도체와 전기전자 중심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화학 계열사 5곳을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에 각각 1조309억원, 2조7915억원에 매각했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한화그룹에 넘겨 현재의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이 됐다. 삼성SDI의 케미칼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 삼성비피화학은 롯데그룹으로 매각되며 각각 롯데롯데첨단소재, 롯데정밀화학, 롯데비피화학으로 변경됐다.
삼성은 이와 같은 빅딜(Big Deal) 과정에서 양수인이 짊어질 부담을 덜어주고 향후 성장 과실을 공유하겠다는 차원에서 일부 지분을 남겨뒀다. 대신 엑시트를 원활히 할 수 있는 풋옵션을 맺었다.
삼성SDI는 롯데첨단소재 지분 경우 '2019년 4월 29일~2020년 4월 말', 혹은 '롯데케미칼과의 합병을 결의한 날부터 합병 완료 시점까지' 중 가장 먼저 도래하는 시기에 롯데케미칼로 팔 수 있다. 풋옵션 행사가격은 주식매매단가에 연 2%의 이자율을 일할계산해 가산한 값이다. 롯데케미칼도 삼성SDI에 롯데첨단소재 지분 전량을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콜옵션 행사 가능 기간은 오는 2020년 4월 말까지, 가격은 주식매매단가에 연 3%의 이자율을 일할계산했다.
한화종합화학의 경우엔 오는 2021년 4월 말(양수인 요청이 있을 경우 1년 연장가능)까지 IPO를 하지 않으면 삼성이 보유한 지분 전량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풋옵션 가격은 행사시점이 속하는 사업연도의 직전의 에비타(EBITDA)에 11.07배를 곱해 계산한 기업가치(EV)로 산정한 주당가격 혹은 3만3166원 중 높은 금액으로 결정하기로 약속했다. 한화그룹 측도 삼성그룹에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관련업계와 금융투자업계서는 롯데첨단소재 지분 엑시트를 시작으로 화학업에서 완전 발을 빼는 수순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롯데첨단소재가 롯데케미칼에 흡수합병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SDI가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풋옵션 행사시점을 '롯데케미칼과의 합병 결정 시점'으로 계약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해당 시점을 엑시트 기회로 일찌감치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롯데케미칼 역시 흡수합병 과정에서 삼성그룹과의 지분관계가 정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서 예상하는 삼성SDI의 보유지분 가치는 약 26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화학사업을 강화하려는 롯데그룹, 화학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 삼성이 서로 윈윈하는 차원에서 지분 관계가 곧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삼성은 반도체에 사활을 걸고 있는만큼 화학사업에 대한 의지가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화종합화학 지분의 엑시트는 약속한 IPO 시점이 2년 혹은 3년 정도 남아있지만 상당히 앞당겨져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지난해 일부 증권사, 기관투자가 등과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매각에 대해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가격이나 업황 등에 대한 의견이 맞지 않아 무산됐으나 매각에 대한 의지가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삼성그룹은 가격을 놓고 고민할 뿐 엑시트는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도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오래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재원 마련을 위해 매각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위한 계열사 지분 매입, 신성장 동력을 위한 재원 확보 등 실탄이 필요한 상황에서 한화종합화학 지분으로 현금을 마련하겠다는 판단이다. 삼성그룹 내부적으로 보는 한화종합화학 지분가치는 약 1조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 관계자는 "한화종합화학 지분 매각을 지난해에도 추진했던 적이 있을 정도로 화학사의 지분을 굳이 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데 이견이 없다"면서도 "아직 정해진 바가 없기 때문에 시기를 보고 한화그룹이나 롯데그룹과 논의를 통해 추진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