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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정 부회장, 증여세 재원 어떻게 마련할까 [동원그룹 세대교체]⑥동원엔터 배당수익 누적 500억 추산…IPO 가능성 여전

전효점 기자공개 2019-05-02 07:41:00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6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남정 부회장이 향후 김재철 회장으로부터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을 증여받는 다면 증여세 재원 조달은 어떻게 이뤄질까. 식품·유통 오너가들은 주로 배당 수익을 누적하거나 보유한 계열사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상속 및 증여세 재원을 마련해왔다. 동원도 같은 공식을 따르게 될지 이목이 쏠리는 배경이다.

김남정 부회장은 계열사 가운데 지주사 지분만을 들고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분 67.9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24.5%의 지분을 보유한 김재철 회장은 아들에 이어 2대 주주다. 김 회장의 지주사 지분이 승계의 초점이 된다.

◇16년만 자산 7배·매출 6배…김회장 지분 가치 '급증'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오너가 지분이 사실상 100%에 이르고 비상장사라는 특성 때문에 기업가치를 도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주사뿐만 아니라 자회사 동원산업, 동원시스템즈, 동원F&B 3곳을 제외한 나머지 40여곳 계열사들이 모두 비상장사다.

이 때문에 김남정 부회장이나 김재철 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를 가늠하는 것 역시 매우 복잡하다. 자연히 김재철 회장이 보유 지분을 김 부회장에게 증여할 시 증여세 규모가 얼마나 될지 추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다만 동원엔터프라이즈의 기업가치가 지난 2003년 지주사 전환 이후 가파르게 증가해왔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2003년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지주사로 전환한 해이자 동시에 김남정 부회장이 지주사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해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첫 연결감사보고서가 제출된 2003 회계연도(2003.4. 1~2004.3.31) 기준 연결 매출은 9640억원, 영업이익은 800억원, 당기순이익은 35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자산총계는 7930억원으로, 8000억원에 못미쳤다.

16년 후인 지난해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수익가치와 자산가치는 어떨까. 연결 기준 매출은 6조2520억원으로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3360억원, 당기순이익은 1490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총계는 5조4260억원이다. 16년 만에 매출은 6배 이상, 자산 규모는 7배 가까이 불어났다.

김재철 회장과 김남정 회장이 보유한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지분 가치도 비슷한 속도로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남정 회장이 부담하게 될 증여세 부담도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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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수익 인상 추세…기업공개도 고려?

동종업계 오너 2세들은 배당 수익이나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주로 증여세 재원으로 활용해왔다. 3년 전 함태호 고 오뚜기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 상속 후 상속세 1500억원을 분납하고 있는 함영준 회장은 상속세를 주로 배당수익으로 마련한 케이스다. 핵심 계열사 곳곳에서 지분을 오랫동안 보유해왔던 함 회장은 연간 100억원의 배당수익을 이들로부터 수취해온 것으로 추산된다.

신세계 그룹은 향후 정용진 부회장·정유경 총괄사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통해 증여 재원을 조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남매가 부담해야 할 증여·상속세 부담은 1조원까지 이를 전망이다. 업계는 정 부회장이 보유한 광주신세계와 정 총괄사장이 보유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이 향후 재원 마련에 톡톡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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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정 부회장 역시 동원엔터프라이즈로부터 수취하는 배당수익을 통해 이같은 증여세 재원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이후 5년간 줄곧 같은 수준을 유지해오던 동원엔터프라이즈 주당 현금배당금은 2017년 주당 750원으로 50% 인상됐다. 지난해에는 1000원으로 늘었다.

김 부회장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연간 40억원 규모의 배당을 지주사로부터 수취했다. 하지만 배당은 2017년 60억원, 지난해 80억원으로 가파르게 확대됐다. 김 부회장이 지난 10년간 지주사로부터 거둬들이 배당수익 총액은 382억원이다. 지주사 전환 직후부터 계산하면 5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주식담보대출 등을 통해 증여세 재원을 조달하는 방안도 있다. 김 부회장이 보유한 현금 여력이 부족한다면 보유한 지분 일부를 담보로 차입을 일으키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이 된다.

동원엔터프라이즈를 둘러싸고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종종 제기되는 것을 고려하면, 향후 IPO 과정에서 김 부회장이 구주 매각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지난 2015년 무상증자를 실시해 보통주를 500만주에서 1100만주로 늘렸는데, 상장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이 이뤄졌던 바 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현재는 지주사 기업공개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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