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 역성장 탓에 예대율 사상 '최저' [은행경영분석]94.1%로 5년래 최하수준…규제강화엔 호재, 수익성엔 악재
원충희 기자공개 2019-05-07 10:03:23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2일 17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광주은행의 예대율이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예수·대출금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한 가운데 대출금 감소분 만큼 예수금이 줄지 않아 '노는 돈'이 많아진 탓이다. 타 은행들은 예대율 규제 강화에 대비해 예수금 확보 경쟁을 벌이는 상황인 반면 광주은행은 예대율이 너무 낮아서 고민이다.2일 은행권에 따르면 광주은행의 1분기 말 기준 예대율(월중 평잔)은 94.1%를 기록했다. 이는 광주은행이 지난 2014년 JB금융지주로 편입된 이래 최저수준이다. 최근 5년간 광주은행의 예대율이 95% 밑으로 내려간 것은 작년 6월 말(94.6%) 이후 처음이다.
예대율은 예수금(차입성수신 제외) 대비 대출금의 비율로 은행이 조달한 예수금을 초과해 대출을 취급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규제다. 예수금이 줄거나 대출금이 증가하면 상승하는데 금융당국은 100% 미만을 준수토록 관리하고 있다.
광주은행의 경우 예수금이 늘었다기보다 대출금이 감소한 효과가 더 컸다. 3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 잔액은 17조3384억원으로 전년 말(17조6975억원)대비 3600억원 가량 줄어든데 비해 예수금은 18조4939억원에서 18조4226억원으로 713억원 감소에 그쳤다.
중도금대출 등 집단대출이 대거 빠지면서 대출잔액이 급격히 줄어든 게 주요인이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중도금대출이 빠지고 있는데 2019년 중에 4조원(전북·광주은행 합산) 상환이 예상되고 있다"며 "1분기는 생각보다 (대출감소가) 빠른데 경과를 보면서 조정이 필요할 듯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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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다 대출이 많아 예대율이 100%를 넘게 되면 은행경영이 불안정해진다. 반대로 예대율이 너무 낮은 것도 문제다. 이자를 부담하면서 놀리는 돈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는 수익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실제로 은행의 이자수익능력을 가늠하는 순이자마진(NIM)에서 광주은행은 2.47%를 기록했다. 카드 회계기준(IFRS15) 변경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2.53%로 전년 말(2.55%)보다 2bp 하락했다. 최근 2년간 광주은행의 NIM은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올 들어 처음으로 꺾였다.
광주은행의 이 같은 상황은 다른 은행들과 상반된 모습이라 눈길을 끈다. 은행권에는 내년부터 한층 강화된 원화예대율 규제가 적용된다. 가계대출에 가중치를 15% 더하고 기업대출에는 15% 덜어주는 방향이다. 가계대출 규모가 큰 은행들은 예대율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기업대출을 늘리거나 저원가성예금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예대율이 94%대에 이르는 광주은행으로선 규제가 강화된다 해도 97%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은행에 비하면 여유가 있는 셈이다. 다만 중기대출과 저원가성예금 확보를 위한 경쟁압력이 한층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대율 규제 강화에 영향 받은 시중은행들이 중기대출과 예수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올 듯하다"며 "경쟁도가 강해지면 지방은행으로선 거점지역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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