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기 항공산업]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부산의 '빛과 그늘'효율적 원가구조, 뚜렷한 성장 한계…홀로서기 시작
임경섭 기자공개 2019-05-08 08:21:22
[편집자주]
2019년 항공업계에 지각변동이 발생하고 있다. 신규 LCC 3곳이 항공면허를 취득하면서 국내 항공산업은 2개 FSC와 9개 LCC로 재편됐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확정되면서 대대적인 격동기를 맞고 있다. 수년 간 지속됐던 가파른 여객증가세가 주춤하고 국내 항공산업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격동하는 항공사의 현황과 생존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7일 08: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과 역할 분담을 통해 성장해왔다. 아시아나항공이 공략하지 않는 김해공항과 대구공항 등 영남권을 거점으로 활동하며 회사를 성장시켰다.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들과 달리 대형항공사의 품 안에서 큰 굴곡 없이 성장할 수 있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시너지로 우수한 원가구조를 구축하고 안정적인 지원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최근 에어부산은 그 동안의 성장전략에 전면적인 수정을 가하고 있다. 에어부산의 성장에 아시아나항공이 오히려 장애물로 작용하면서 성장에 정체가 발생했다. 에어부산은 영남권 거점 항공사라는 정체성을 벗어던지고 전국구 항공사로 거듭나려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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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이 인천공항 진입을 통해 전국권 항공사로 탈바꿈 하려는 시도에는 지분구조가 배경으로 작용한다. 에어부산이 인천에 진입하면 아시아나항공·에어서울과의 역할분담 구조가 깨지고 경쟁관계 구축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의 주주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인천 진입을 결정해야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에 완전한 지배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지분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실질 지배력을 보유했다고 판단하고 에어부산을 종속회사로 분류하고 있지만 지분율은 44.2%에 불과하다. 단독으로 과반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기에 부산광역시와 기관 외국인(11.4%)와 부산지역 기업(44.2%) 등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유류비·리스료 부담↓…아시아나항공 시너지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에어부산 단독으로는 매출 6000억, 자산총계 3000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전체로는 매출 7조원 자산총계 8000억원으로 규모의 경제를 갖춘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효율적인 원가구조를 갖추고 있다.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이 아시아나항공의 통매각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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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산업의 특성상 매출원가에서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비용은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대외 환경과 회사의 사정에 따라 변동이 발생하지만,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두 항목의 원가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에어부산은 모든 항공기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운용리스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갖춘 아시아나항공이 운용리스로 항공기를 도입하고 다시 에어부산에 이들 항공기를 임대하는 구조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의 에어부산은 다른 LCC들과 달리 에어버스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다. A321-200 17대와 이보다 규모가 조금 작은 A320-200 항공기 8대를 보유했다.
아시아나항공에서 항공기를 리스받는 구조를 통해 에어부산은 효율적인 원가구조를 갖췄다. 에어부산의 좌석당 리스료는 지난해 말 기준 1602만원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규모를 가지고 있는 티웨이항공의 3035만원에 비해 절반 가까운 수준에 불과하고 제주항공과 진에어에 비해서도 낮게 나타났다.
리스료 항목은 에어부산이 아시아나항공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다. 에어부산의 운용리스료는 다른 LCC뿐만 아니라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과 비교해서도 저렴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좌석당 운용리스료는 지난해 말 기준 최소 3475만원에서 최대 3790만원 사이로 추정된다. 에어부산이 아시아나항공에 지불하는 리스료의 두배가 넘는다. 아시아나항공이 비싼 가격에 항공기를 도입했지만 에어부산의 경쟁력을 위해 낮은 비용에 임대를 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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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원가구조는 유류비에서도 나타난다. 유류비는 항공사 매출원가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주요 LCC들과 매출원가 대비 유류비 비중을 비교해보면 에어부산은 가장 낮은 비중을 보였다. 제주항공이 지난해말 33.48%, 티웨이항공이 31.95%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고유가 기조에 원가부담이 급증하는 와중에도 에어부산은 30% 안쪽으로 유류비 부담을 조절할 수 있었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과 항공유를 공동구매하는 방식으로 유류비를 절감하고 있다. LCC들이 개별적으로 항공유를 조달하고 있는 것과 달리 에어부산은 한꺼번에 많은 규모를 비축해 유류비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갖췄다. 36.75%의 비중을 보이는 아시아나항공보다 효율적으로 항공유를 조달하고 있다.
◇낮은 성장률·슬롯 한계...사활 달린 인천진입
에어부산은 영남권을 거점으로 탄생해 대부분의 노선을 김해공항과 대구공항에 집중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과 정체성을 달리해 역할을 확실하게 나눴다. 아시아나항공은 중장거리 노선을 개발하고 에어부산은 영남권 공항에서 단거리 노선에 취항한다는 구상이다. 인천공항에서 취항하지 않는 항공사는 에어부산이 유일했다.
김해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정체성은 에어부산의 성장을 견인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도 명확해졌다. 부산·경남의 확실한 수요기반을 갖췄음에도 김해공항의 부족한 용량이 언제나 문제였다. 신공항 건설이 표류하면서 에어부산은 김해공항에서 더이상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대구공항에서도 취항하고 있지만 티웨이항공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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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은 지난해 매출 6536억원, 영업이익 206억원, 순이익 203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 이후 해마다 평균 24% 가량 매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항공산업의 호황과 함께 에어부산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지만, 인천 등 전국 공항을 활용하는 LCC에 비해서는 성장이 더뎠다.
지난 2일 국토교통부가 중국 운수권을 배분하면서 에어부산은 마침내 인천공항 진입에 성공했다. 인천-선전(주 6회), 인천-청두(주 3회), 인천-닝보(주 3회)이 에어부산에 배정됐다. 비경쟁 노선을 확보하면서 매출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특정 공항에 집중된다는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에어부산이 인천 공항 노선을 확보하면서 국제선을 운항하는 곳은 인천·김해·대구공항 3곳이다. 경쟁 LCC들이 제주·청주·무안 등 전국 공항을 활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에어부산의 성장 잠재력은 낮은 편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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