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판매중단 논란]독이 돼 돌아온 첫 기술수출 계약⑧미쓰비시다나베와 공방 속에 코오롱의 고의 은폐 의혹 불거져
강인효 기자공개 2019-05-10 07:32:49
[편집자주]
코오롱생명과학의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주성분이 바뀌었다는 논란이 제기되며 국내 판매와 미국 임상이 중단돼 바이오 업계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자칫 바이오 산업 전반에 불신을 줄 우려까지 제기된다. 인보사 논란의 주요 쟁점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9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로 글로벌 제약사와 2건의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하나는 2016년 11월 일본 제약사 미쓰비시다나베와 다른 하나는 2018년 11월 미국 제약사 먼디파마(정확히는 일본법인 먼디파마K.K)와 체결한 계약이다. 2건의 계약 모두 일본에서 인보사를 상업화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미쓰비시다나베는 1년 만인 2017년 12월 코오롱생명과학과 맺은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을 돌연 취소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그로부터 1년 뒤 먼디파마와 일본에 인보사를 기술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상업화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하지만 미쓰비시다나베와의 기술수출 계약은 인보사 주성분 변경 논란 사태와 함께 코오롱생명과학에 독(毒)이 돼 돌아왔다. 미쓰비시다나베는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 취소 사유로 논란이 되고 있는 형질전환세포(TC)의 유래와 관련된 내용을 최근 추가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미쓰비시다나베의 이같은 주장에 대한 확인을 계열사인 코오롱티슈진(인보사의 원개발사)에 요청했다. 그 결과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가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인 것을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3월에 인지했다고 지난 3일 기재정정 공시를 통해 밝혔다.
회사 측은 "코오롱티슈진의 위탁생산업체(CMO)인 론자가 2017년 3월 자체 내부 기준으로 인보사 1액과 2액의 생산가능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단기염기서열반복(STR) 위탁 검사를 한 결과, 2액인 형질전환세포가 사람 단일세포주인 신장유래세포(GP2-293 세포)였다"며 "인보사 생산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생산한 사실이 있다는 내용을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통지받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쓰비시다나베는 2017년 12월 돌연 코오롱생명과학과 체결한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을 취소하고, 이미 지급한 기술수출 계약금 25억엔(약 250억원)을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당시 미쓰비시다나베는 코오롱생명과학이 2016년 11월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코오롱티슈진이 미국 임상 3상에 쓰일 인보사 임상시료 생산처의 변경(우시→론자)을 고려하고 있었다는 점을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인보사 임상 3상 시료에 대한 사용 승인을 받은 후 미국 임상을 개시해야 한다는 내용의 임상 보류 서신(Clinical Hold Letter)을 전달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삼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이에 응하지 않아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미쓰비시다나베는 2018년 4월 국제상업회의소에 중재를 신청했다.
국제상업회의소 중재 과정에서 코오롱 측이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가 신장유래세포임을 인지했던 시점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고의 은폐 의혹도 커지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코오롱티슈진이 지난 3월 30일 미국에서 인보사 임상 3상을 진행하던 중 기존에 신고된 것과 다른 세포물질이 발견됐음을 알려왔다고 밝히면서 인보사 주성분 변경 인지 시점이 올해였다는 입장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당시 코오롱티슈진 연구진이 '생산에 문제가 없다'는 문구만 보고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코오롱티슈진이 형질전환세포가 신장유래세포라고 통지받은 시점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보사의 판매 허가를 낸 2017년 7월보다 4개월 앞선다는 점이다. 정황상 인보사의 주성분 중 하나가 일찌감치 바뀐 것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식약처에 고의적으로 이를 통보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는 코오롱티슈진 대표도 겸직하고 있는 데다, 주력 파이프라인의 주성분 중 하나가 변경됐다는 사실을 가볍게 여기고 상부로 보고되지 않았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식약처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최근 문제가 된 2017년 3월 코오롱티슈진이 (형질전환세포가) 신장유래세포임을 확인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현지 실사를 통해 철저히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14일까지 코오롱생명과학에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가 신장유래세포로 바뀐 경위와 그 과정을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 자료 등을 제출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과 미국 현지 실사에 대해 논의 중에 있으며, 20일에 코오롱티슈진을 비롯해 우시(인보사 제조용세포주 제조소), 피셔(인보사 세포은행 보관소) 등을 방문해 형질전환세포가 바뀌게 된 경위에 대해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