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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 열전]신영, 외형 1조대 유지…금융위기 후유증 없다2012년 이후 흑자기조 지속, 쌓인 잉여금 3000억, 부채비율 861.4%→258.6%

이명관 기자공개 2019-05-22 13:12:00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1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세대 디벨로퍼인 신영이 작년에도 1조원대의 외형을 유지했다. 2016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함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2012년 이후 꾸준히 흑자를 이어오며 누적됐던 결손금을 모두 털어내고, 잉여금을 쌓아가고 있다. 2010년 대규모 적자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난 셈이다. 신영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 2000억원을 상회하는 손실을 내면서 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었다.

◇자체 브랜드 '지웰' 시장 안착…글로벌 금융위기로 휘청

신영은 국내 1세대 디벨로퍼 정춘보 회장이 이끌고 있다. 디벨로퍼는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건설사와 달리 땅 매입부터 기획, 설계, 마케팅, 사후관리까지 총괄하는 부동산 개발업체를 뜻한다. 정 회장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에 디벨로퍼란 개념을 들고와 1984년 신영을 설립했다.

자회사로 신영대농개발, 신영에셋, 신영건설 등 계열사를 두고 아파트와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주거용 건물 등 부동산 전 분야에 걸쳐 개발사업을 벌였다. 특히 국내 디벨로퍼 최초로 ‘지웰'이라는 독자적인 브랜드를 개발해 사용 중이기도 하다.

신영은 '지웰'을 앞세워 꾸준한 성과를 이어갔다. 2009년 매출 8995억원, 영업이익 1456억원으로 최고실적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했다. 매출 1조원 클럽 가입도 머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그러다 갑작스레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신영은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2008년부터 추진했던 1조 2000억 원 규모 청주 지웰시티 사업에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던게 발목을 잡았다. 청주 지웰시티는 골치거리로 전락하며 신영의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신영은 2010년 매출 9427억원, 영업이익이 904억원으로 견조한 실적은 유지했지만, 9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미분양 여파로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외 비용이 1000억원 가량 발생한 탓이었다. 이듬해까지 청주 프로젝트는 정상화되지 못했고, 이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순손실로 이어졌다.

2011년 신영은 매출 6792억원을 냈지만, 95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순손실 규모는 무려 2377억원에 달했다. 대규모 손실 여파로 신영은 같은해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자본금은 물론 그동안 쌓아둔 잉여금까지 모두 잠식당한 셈이다. 2011년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397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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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1조 돌파, 위기 후유증 없다

다행스럽게도 신영의 부진은 길지 않았다. 2012년 매출 9411억원, 영업이익 143억원을 기록하며 외형과 수익성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이후 매년 1000여 세대 아파트를 공급하며 외형을 유지했다. 대신 청주 지웰시티 개발 사업의 정상화에 심혈을 쏟았다.

신영은 뚝심있게 청주 지웰시티 프로젝트를 밀어 붙였고, 끝내 마무리 짓는데 성공했다. 2015년부터 부동산 경기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서 분양이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청주 지웰시티는 청주 복대동 옛 대농공장터를 2005년부터 2019년까지 4852가구의 아파트, 오피스텔, 백화점, 쇼핑몰, 학교, 공원 등을 갖춘 초대형 복합단지(MXD)로 탈바꿈했다. 개발 착수 10여년 만에 주거, 상업, 교육, 문화 기능을 갖춘 자족형 미니 신도시로 변모된 셈이다.

신영은 청주를 비롯해 서울 은평, 경기 평택, 세종, 인천 송도 등의 공동주택과 오피스텔 개발 사업을 순조롭게 이어나가며 외형을 불렸다. 꾸준히 이익을 내면서 2014년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이후 2016년엔 매출 1조4858억원, 영업이익 1850억원을 기록하며 설립이래 최고실적을 달성했다. 2017년에도 매출 1조5686억원, 영업이익 1701억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작년 들어 부동산 시장이 다시 침체 조짐을 보였지만, 신영은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신영은 작년 매출 1조471억원, 영업이익 485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승세 속에 신영의 몸집도 커졌다. 2012년 이후 이어진 이익 실현으로 이익잉여금이 쌓였고, 자본총액이 늘었다. 특히 최근 3년 누적 순이익은 2492억원에 달한다. 이익잉여금 추이를 보면 2014년 356억원에서 작년엔 3000억원을 넘어섰다. 작년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3005억원이다.

잉여금이 쌓이면서 신영의 자본총액도 불어났다. 지난해 신영의 자본총액은 3364억원이다. 납입자본금은 100억원으로 이익잉여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본이 불어나면서 신영의 자산총액도 다시 1조원대를 회복했다.

2012년 6753억원까지 떨어졌던 자산총액은 지난해 1조2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작년 자산총액은 1조2062억원이다. 이를 통해 신영의 부채비율도 대폭 낮아졌다. 신영의 부채비율은 2015년 861.4%에서 작년 258.6% 수준까지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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