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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 지주 전환 그 이후]등기이사 물러난 오너일가, 고액 보수 '특혜 없다'[오리온그룹]③담철곤·이화경, CEO와 비슷한 보수…"내부 사규 규정따라 지급"

박상희 기자공개 2019-05-30 07:50:00

[편집자주]

내수에 기반한 식음료(Food&Beverage) 회사는 대부분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어 출자구조가 단순하다. 이로 인해 상호·순환출자 구조 해소 등 지주사 전환 니즈가 크지 않지만 최근 몇년 새 지주사 전환은 붐을 이뤘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곳도 지배구조 개선을 서둘렀다.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 이전에 수혜를 받기 위한 조치였고, 결국 기존 오너십 강화와 2·3세로의 경영권 승계 효과도 누렸다. 더벨은 식음료 회사의 지주사 전환 과정과 이로 인한 명암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8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부부가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로부터 전문경영인(CEO)과 비슷한 수준의 보수를 받아 눈길을 끈다. 2013년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담 회장 부부는 회장·부회장 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사회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일가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보수를 책정 받는 국내 재계 풍토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담 회장 부부, 2013년 등기이사직 사임…지주 전환 후에도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

오리온홀딩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 등 총 4인으로 구성된다. 정관에 따라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가 겸직한다. 오리온홀딩스 이사회는 현재 허인철 부회장(대표이사), 박성규 전무, 신호정 상무, 강찬우 사외이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은 이사회 멤버가 아니다. 이 부회장은 오리온홀딩스의 최대주주, 담 회장은 개인 2대 주주다. 통상적으로 오너일가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는 관습과 대조된다.

오리온그룹 오너일가의 등기이사 사임은 지주사 전환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리온은 2017년 3월 지주회사 오리온홀딩스와 사업회사 오리온으로 분할됐다.

담철곤-이화경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왼쪽부터)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은 2013년 11월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며 그룹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오리온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됐고, 지주사 전환 이후에도 그 체제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는 물론 핵심 계열사인 오리온 등기이사 직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담 회장 부부의 등기이사직 사임은 2013년 동양사태가 발발했던 시기에 이뤄졌다. 당시 업계는 담 회장 부부의 등기이사직 사임에 동양그룹 사태가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담 회장은 300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확정판결 받았다.

중요한 점은 담 회장 부부가 지주사 전환 이후에도 등기이사로 복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미등기이사직만 유지하면서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위임하고 있다.

오리온그룹 관계자는 "담 회장 부부는 국내 계열사에는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 등 일부 해외 계열사의 경우에만 불가피하게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너일가 보수책정, 직급 따른 급여·상여 산정

오리온홀딩스 이사회에서 승인한 등기이사 4명에 대한 보수금액은 연간 50억원이다. 등기임원이 아닌 담 회장과 이 부회장 부부는 이 금액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일부 대기업 오너일가의 경우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미등기이사로 이름만 올려 놓고 거액의 보수를 챙겨 사회적 비판을 받곤 한다. 오리온홀딩스의 경우 오너일가와 전문경영인이 받는 보수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온 보수현황
*출처: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인 허인철 부회장은 지난해 9억4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금여 4억7600만원, 상여 4억2800만원이다.

같은 기간 담 회장은 11억639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허 부회장과 같은 9억400만원을 받았다. 오너일가와 전문경영인 간 보수총액 차이가 대동소이하다.

핵심 계열사인 오리온의 경우 허 부회장은 17억56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오리온에서도 허 부회장과 같은 보수를 받았다. 담 회장은 이보다 조금 많은 22억5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보수 산정기준에서 나타나듯 직급에 따라 부회장보다 회장이 많은 보수를 받았다. 다만 오너일가라도 부회장으로 전문경영인과 직급이 같으면 동일한 규모의 보수를 받았다. 직급에 따른 보수를 책정 받았을 뿐 오너일가에 대한 특혜는 없었던 셈이다.

오리온그룹 관계자는 "담 회장 부부가 등기이사직에서 2013년 물러난 이후 오리온그룹은 오너일가와 전문경영인 협력 체제가 자리잡았다"면서 "오너일가와 전문경영인의 보수는 정해진 내부 사규 규정에 따라 정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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