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발판' 밸류시스템운용, 지방자산가 '공략' [헤지펀드 운용사 판매 지형도](20)설립초기 인연 SK증권, 비중 50% 상회..삼성증권 비중 점차 하락
이효범 기자공개 2019-06-04 13:01:00
[편집자주]
헤지펀드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증권사들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시중은행들까지 가세해서 헤지펀드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헤지펀드 운용사별 주요 판매채널은 어디인지, 어떻게 관계 형성을 해왔는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30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은 설립 초기부터 서울보다 지방 고액자산가들을 공략한 것으로 유명하다. 트랙레코드가 쌓이지 않은 상태라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지역에서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을 택했다. 덕분에 주요 헤지펀드 투자자들 중에는 지방 고액자산가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마케팅 전략의 차별화 때문일까. 운용사의 최대 판매사는 중소형사인 SK증권이다. 대부분 운용사들이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 대형사를 최대 판매사로 두는 것과는 사뭇 다른 전략이다. 특히 올들어 대체투자 펀드를 키우면서 SK증권의 판매비중이 큰 폭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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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SK증권과 거래비중이 높았던 건 아니다. 오히려 운용사 설립 초기 가장 큰 판매사는 삼성증권이었다.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은 지난 2016년 9월 자문사에서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했다. 2017년 3월말 헤지펀드 설정액 1081억원 중에서 삼성증권 판매잔고가 839억원으로 78%에 달했다. 당시 SK증권 판매잔고는 33억원에 그쳤다. 하나금융투자가 판매잔고 209억원으로 두번째로 큰 판매사였다.
시간이 갈수록 삼성증권 판매잔고는 감소했지만 SK증권 판매잔고는 증가했다. 2017년 4분기에는 SK증권이 480억원으로 삼성증권 판매잔고 409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까지 SK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의 판매잔고를 비교하면 밸류시스템자산운용 입장에서는 모두 놓칠 수 없는 판매사였다. 작년말 4개 증권사의 판매잔고 비중은 81%를 차지했다.
SK증권은 특히 올들어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의 독보적인 판매사로 거듭났다. 지난 3월말 판매잔고는 1327억원이다. 전체 펀드 설정액 2572억원 중 52%에 해당하는 규모다. 작년말과 비교하면 SK증권이 1분기 동안 1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모집한 셈이다. 주식형 헤지펀드 외에 메자닌, 하이일드, 코스닥벤처 등 대체투자 펀드로 자금이 유입됐다.
밸류시스템자산운용 관계자는 "2017년 하반기 대체투자 조직을 세팅하면서 그쪽으로 자금이 많이 들어왔다"며 "삼성증권이 주로 주식형펀드를 판매했고 SK증권이 대체투자펀드를 많이 팔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대체투자 쪽이 커지면서 SK증권 판매잔고가 큰폭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밸류시스템자산운용과 SK증권과의 인연은 자문사 시절부터 시작됐다. 지난 2012년 한 행사에 참여해 첫 만남을 가진 후로 지금까지도 인연을 맺고 있다. 자문사 시절에는 SK증권이 일임상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오랜기간 어어진 인연을 바탕으로 운용사는 SK증권과 끈끈한 신뢰관계를 구축했다.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은 올해 하나은행과 하이일드펀드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은행을 통해 펀드를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쌓아온 하이일드펀드 트랙레코드를 바탕으로 꾸준히 문을 두드린 결과다. 지난 2017년 7월 설정한 밸류시스템데우스펀드는 작년말 누적수익률 14.3%를 달성했다. 또 작년 3월 출시한 밸류시스템제우스펀드도 같은해 연말 5.57%의 수익률을 냈다.
앞선 관계자는 "2017년부터 운용해온 하이일드펀드의 성과를 바탕으로 은행 고객들이 선호할만한 상품이라고 생각했다"며 "하나은행 상품부서와 직접 협의를 거쳐 펀드를 판매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양호한 운용성과를 달성하면 추가적인 상품 출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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