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보고서 점검]핵심지표 준수율…SKT '최고점', KT·LGU+ '부실'국내 통신 3사 각기 다른 양상…"지난해말부터 준비, 현실적 제약 있었다"
김장환 기자공개 2019-06-05 13:02:00
[편집자주]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기업들이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다. 금융위원회 주도로 시작된 이번 제도는 대기업들이 지배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유지하고 있는지 공개하는 제도다. 더벨은 이번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삼아 주요 기업들의 15대 지배구조 준수 지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5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3대 통신사 중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를 가장 잘 지킨 곳은 SK텔레콤이었다. SK텔레콤의 핵심지표 준수율은 '100%'다. KT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고, LG유플러스는 준수율이 가장 낮았다. 같은 지배구조 핵심지표를 두고 준수를 하지 못한 사안이 각기 달랐다는 점을 보면 준비 시간의 제약 등에 따라 발생한 차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관련 지표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얼마나 높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낳았다고 판단할 수 있다.자산 2조원 이상 200여개 코스피 기업들의 지배구조 공시가 4일 완료됐다. 기업지배구조 공시는 금융위원회가 주도해 올해부터 첫 시행되는 제도다. 주주 권리를 보호하고 사외이사 독립성 보장, 이사회 효율성과 내부감사기구의 기능 강화 등 기업의 경영 투명성과 안정적 지배구조를 감시하기 위해 시행키로 한 제도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실시돼 왔다.
보고서를 제출받는 곳인 한국거래소는 이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올해 초 기업들에 제시했다. 이는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로 축약된다. 주주와 이사회 감사기구 등 총 3개 카테고리에 각각 4~6개 지표를 할당하고 준수 여부를 공개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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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에선 SK텔레콤이 15개 항목을 하나도 빠짐 없이 준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가 지난해 말 결정해 준비 기간이 부족하다는 기업들의 볼멘소리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은 완벽히 이를 지켰다. 주주총회 4주전 소집공고 실시와 집중투표제 체택, 내부감사인과 외부감사인의 독립적 회의 개최 등 기업들 상당수가 준수하지 못한 항목도 SK텔레콤은 지켜냈다.
KT는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6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5개 항목 중 5개 항목을 준수하지 못했다. 특히 주주와 관련된 핵심지표는 한 가지 항목도 준수하지 못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주주총회 4주전 소집공고 실시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 연 1회 이상 주주에 통지 등 4개 항목을 모두 준수하지 않았다.
감사기구와 관련된 사안에서도 한 개 항목을 지키지 못했다. 내부감사 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를 개최하도록 한 항목이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감사 기능을 강화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이를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사항에 포함시켜뒀다.
KT는 지난해 11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설립하며 감사 업무 영역 강화를 공표한 바 있다. 감사위원회 산하 조직으로 두게 된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주요 부서장과 준법지원인이 참여하는 회의체다. 이처럼 감사 업무를 보다 강화하겠다고 선언했음에도 정작 감사 기능 확대를 위한 지배구조 핵심지표는 준수하지 않은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이보다 준수율이 더 떨어졌다. 15개 중 6개 항목을 충족시키지 못해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60%에 그쳤다. LG유플러스가 지키지 못한 사안들은 주주와 이사회, 감사기구 항목 전 부분에서 고르게 발생했다.
주주항목 핵심지표에서는 △전자투표 실시 한 가지를 제외하고 모두 준수하지 않았다. 감사기구 사안에서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항목을 준수하지 않았다. 이사회 항목에서는 △집중투표제 채택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항목이 지켜지지 않았다. 후자는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상수 사외이사가 2013년 5월 선임돼 6년 넘게 근무 중인 이력이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KT와 LG유플러스도 향후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사안 이행률을 보다 높여나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지배구조 투명성을 외부에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인 만큼 이에 대한 이행률을 높이지 않으면 기업의 시장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감독당국이 이를 토대로 각종 규제를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
KT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지난해 말 시행을 알려서 하나하나 처리를 하려고 하는데 현실적인 제약이 있었다"며 "주주 항목 등은 상법과 괴리가 있지만 (미준수율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측은 "감사부서 설치 등은 인사 등 부분에서 실질적인 제약이 아직 있다"며 "현재로서는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향후 검토 과제로 삼아 준수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미제출 혹은 제출 내용에 허위가 발견되면 그 즉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겠다는 뜻을 밝혀둔 상태다. 공시 항목을 잘못 기재하거나 중요사항을 누락하면 정정신고를 요구하기로 했다. 이에 불응할 경우 제재를 가하는 방침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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