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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보고서 점검]녹십자, 주주 로열티 자신감…집중투표제 문제없어제약바이오 코스피 기업 중 유일…대주주 50% 지분율에 우호 주주 많아

조영갑 기자공개 2019-06-10 08:14:00

[편집자주]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기업들이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다. 금융위원회 주도로 시작된 이번 제도는 대기업들이 지배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유지하고 있는지 공개하는 제도다. 더벨은 이번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삼아 주요 기업들의 15대 지배구조 준수 지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7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녹십자홀딩스(이하 녹십자)는 코스피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중 유일하게 집중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재계 전체를 통틀어서도 흔치 않다. 공시상 6%의 상장사가 채택한 걸로 파악되며, 실제 작동하고 있는 사례는 KT&G가 거의 유일하다.

녹십자는 최근 공시한 2018년 지배구조 보고서에서 "집중투표제를 채택해 소수주주들의 이사 선임 과정에서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중투표제는 이사진을 선임할 때 1주당 1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게 아니라 선임되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해 '몰아주기식' 투표가 가능하다. 3명의 이사진을 선임하는 안건이 올라오면 한 명에게 3표를 몰아 찬성하거나 반대가 가능하다.

녹십자 측은 "상법상 집중투표제는 기업의 지배구조를 투명화하고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제고하는 수단으로 주식회사에 권장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채택한 것이지 오너의 결단이라거나 주주의 압박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

녹십자는 허일섭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선친인 허채경 한일시멘트 창업주의 5남으로, 녹십자의 창업주이자 친형인 허영섭 전 회장이 작고한 후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소통을 중시한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업계에선 녹십자의 집중투표제 도입은 안정된 지배구조와 주주성향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평가한다.

녹십자홀딩스는 허일섭 회장의 지분이 11.95%로 가장 많다. 목암연구소 (9.79%) 미래나눔재단(4.38%) 목암과학장학재단(2.11%) 등 재단 지분이 15%가량에 달하고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되는 친인척과 임원 지분을 포함하면 49.50%가 최대주주 우호 지분이다.

강성주주는 별로 없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율도 낮은 편이다. 외국인 지분율은 7.53% 수준에 불과하고 특정 외국계 자본이 5% 이상 지분을 확보한 것도 없다.

덕분에 녹십자홀딩스는 집중 투표제를 실시해도 이사회가 흔들릴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집중투표제는 보통 소액주주권 보호와 전근대적인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되는 제도인데 경영권 견제를 명목으로 적대적인 경영진을 선임해 지배력을 뒤흔드는 경우가 있다. 2006년 헤지펀드인 칼 아이칸이 KT&G의 경영권을 노리고 집중투표제를 활용해 이사진을 교체한 바 있다. 이후 경영권을 지속적으로 흔들다가 약 1500억원의 차익을 챙겨 엑시트했다.

앞서 녹십자는 2017년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3년 째 운영하고 있다. 올해 주총의 경우 3300만주 중 전자투표를 통해 5만7659주가 의결권을 행사했다.

지난 3월 열린 주총에서 주주들은 상정된 의안에 대해 거의 100%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의안은 허일섭, 박용태, 허용준 이사 선임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이었는데, 이 중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이 85.73%로 상대적으로 가장 낮았다. 주주들의 충성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녹십자 측은 "미진하지만 앞으로 행사 주식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현재 녹십자 상장사 전체(녹십자홀딩스, 녹십자, 녹십자셀, 녹십자엠에스, 녹십자랩셀)가 전자투표를 도입해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녹십자는 이번 지배구조 보고서 공시에서 핵심지표 15개 중 9개를 이행해 60% 수준의 이행률을 보였다. 재계 평균인 8.01개(53.4%)보다는 높았다. 전자투표제, 집중투표제 등의 이행은 도드라졌으나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이나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 등을 준수하지는 못했다. 배당정책 및 실시 계획 연1회 이상 주주통지도 이행되지 못했다.

녹십자홀딩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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