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에프텍 품은 제이준, 진짜 성장동력은 '필러' 오너십 시프트⑥전문업체 '유스필', 215억에 인수…순자산 기준 11배 베팅
박창현 기자공개 2019-06-11 12:34:00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0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이준코스메틱(이하 제이준)의 인수합병(M&A) 종착역은 '필러 사업'이었다. 연초 모바일 주변기기 제조업체 '알에프텍' 경영권을 확보한 제이준은 다시 필러 전문업체 '유스필'을 인수하면서 확장 전략에 방점을 찍었다. 큰그림이 그려진 만큼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받은 자금을 밑천 삼아 공격적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연초부터 진행된 제이준의 신성장 동력 확보 계획이 드디어 실체를 드러냈다. 제이준은 올 1월 전격적으로 코스닥 상장사 알에프텍 지분 10.42%를 취득,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알에프텍은 휴대폰 충전기와 케이블, 안테나 제품을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는 IT 주변기기 제조업체다. 반면 제이준은 마스크팩 등 코스메틱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제이준은 한달 뒤 추가로 9.33%의 지분을 매수하며 알에프텍 지분율을 19.63%까지 늘렸다. 접점을 찾아 볼 수 없던 두 기업은 그렇게 한 식구가 됐다.
경영권 확보와 동시에 제이준은 신사업 확장을 위한 사전 포석을 깔았다. 먼저 올초 정기 주주 총회를 통해 신규 사업 목적을 대거 추가했다. △의약품 관련 및 기술 및 제품 제조업, △화장품 소재 및 첨가물 제조업, △성형관련 제제의 개발, 제조, 판매, 수출입업 △미용기기와 미용관련용품 도·소매업 등이 대표적이다.
경영진도 대폭 물갈이했다. 제이준을 이끌고 있는 이진형 대표가 알에프텍 대표 자리까지 꿰찼고, 남궁헌 티케프라이빗에쿼티 대표와 반재상 서울대 교수, 김성택 연세대 교수 등이 새롭게 이사회 등기임원에 선임됐다.
마지막 화룡점정이 '유스필' 인수다. 제이준 자회사로 편입된 알에프텍은 이달 초 미용 필러 제조업체인 유스필을 215억원에 인수했다. 결과적으로 제이준이 알에프텍을 인수하고, 다시 알에프텍을 지렛대 삼아 유스필을 품은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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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필은 2016년 8월 설립된 히알루론산(HA) 미용 필러 전문 제조업체다. 경기도 군포시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고, 대전시 유성구에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주름과 볼륨 필러를 주로 생산하고 있고, 제품명은 '사르데냐(SARDENYA)'다.
설립 첫 해에는 매출이 없었고, 이듬해 16억원의 매출과 54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는 판매 체계가 조금씩 갖춰지면서 매출이 35억원까지 늘었고 영업이익 역시 9억원을 넘어섰다. 규모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2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정도로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다.
국내 필러 시장 전망도 밝다. 2011년만 해도 416억원에 불과했던 필러 시장 규모는 5년만에 1133억원까지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18.9%에 달한다. 글로벌 시장 또한 소비자 수요 증가와 시술 가격 하락 영향으로 지속적인 성장세가 전망된다. 제이준 역시 미용 필러 시장의 잠재 성장성과 높은 수익성을 보고 유스필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스필의 작년 말 기준 자산 총액은 31억원이 전부다. 비상장사의 기업가치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인 순자산 총액 역시 19억원 뿐이다. 하지만 제이준과 알에프텍은 유스필 지분 100%를 215억원에 사들였다. 순자산 대비 11배 가치로 M&A를 단행한 셈이다. 제이준이 유스필에 거는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제이준은 알에프텍 M&A에 나서면서 FI도 함께 유치해 투자금 500억원을 확보했다. 이번 M&A 역시 넉넉한 곳간을 활용했다. 향후에도 해당 FI 자금을 밑천 삼아 신사업 확장 전략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필러 시장의 경우, 성장성은 높지만 이미 LG화학과 메디톡스, 휴젤, 휴메딕스 등이 시장에서 과점 지배력을 구축하고 있는 상태다. 시장 진입을 위해 치열한 도전과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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