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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를 움직이는 사람들]오너4세 레짐시프트…전문경영인 세대교체①하영봉·손영기 부회장 사임, 비오너 사장 역할 확대…4세 측근 전진배치

최은진 기자공개 2019-06-14 07:56:32

[편집자주]

GS그룹은 지난 2004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를 한 후 에너지와 리테일 사업을 기반으로 재계 8위권에 안착했다. 오너일가 수십명이 집단경영 및 소유체제를 통해 15년간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최근 오너 4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오너일가와 합을 맞추며 경영활동을 하던 비오너 전문경영인의 세대교체도 시작됐다. 새롭게 부상하며 GS그룹의 주역으로 성장하고 있는 전문경영인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2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그룹은 수십명의 오너일가가 모여 구축한 집단경영 및 주주체제로 움직인다. 다른 재벌그룹과 다르게 경영에 참여하거나 지분을 소유한 오너일가 구성원만 50명에 육박한다. 이들 중 일부는 그룹 곳곳에 포진해 경영자 및 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오너중심의 확고한 경영체제 속에 비오너일가 전문경영인은 오너일가 경영진을 실무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전문성을 보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비오너일가 전문경영인은 각각의 전문성과 그룹 발전에 이바지 한 공로 등을 따져 최고 부회장직까지 오른다.

최근 GS그룹은 오너 3세에서 4세로 경영 및 지분구도가 이동하는 초기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비오너 전문경영인 역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2~3세를 도와 그룹을 안착시키는 데 공을 세운 인물들이 속속 물러나고 그 뒤를 새로운 세력 및 인물들이 채워나가고 있다.

◇전문경영인, 전문성 보강 및 오너와 실무 가교 역할

6월 현재 기준 GS그룹의 지주사인 ㈜GS의 지분을 보유한 오너일가는 총 49명이다. 오너일가 중 대표이사 등 임원이나 일반직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인물은 총 21명이다. 오너3세가 13명, 4세가 8명이다. 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오너일가 주주 가운데 절반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4세가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등 속속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GS그룹의 오너일가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고 해서 모든 계열사의 대표이사로 자리하는 것은 아니다. 지주사인 ㈜GS가 핵심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각각의 자회사들이 또 다른 자회사를 거느리는 형태로 그룹 지배구조가 구축 돼 있기 때문에 오너일가 경영진들은 핵심 자회사를 관리하는 형태로 전체의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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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지배구조도 / 출처 : 공정거래위원회


현재 오너일가가 대표이사로 자리하며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계열사는 지주사인 ㈜GS를 비롯해 GS에너지·GS칼텍스·GS리테일·GS홈쇼핑이 전부다. 그 외 GS건설, 삼양통상 계열, 승산 계열 등 오너일가들이 개인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에도 각각 대표이사로 앉아 경영을 챙기고 있다. GS그룹의 오너일가는 그룹의 핵심주력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에너지와 정유, 리테일 홈쇼핑을 직접 맡고 그 밑에 자회사를 두고 전문경영인을 통해 지배력을 펼치는 형태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경영시스템 하에서는 오너일가 경영진과 비오너 전문경영인은 상하관계가 아닌 파트너십으로 협업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GS그룹은 전문경영인의 책임경영체제를 강조하고 있는만큼 비오너 전문경영인의 전문성을 적극 신뢰하며 밀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일가 경영진 입장에서 비오너 전문경영인은 실무영역의 가교역할을 하는 동시에 전문성을 보강하는 매개가 되는 셈이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 된 후 최근까지 비오너 부회장은 8명이 배출됐다. GS그룹이 막 출범할 당시 LG그룹으로부터 일부 계열사를 이관받고 그룹의 골격을 마련하는 역할을 한 1세대 인물과 그룹을 안착시키고 확장한 2세대 인물 등이 포함 돼 있다.

이들 오너일가 경영진과 비오너 전문경영인은 '사장단'이라는 이름으로 매달 정기적으로 모여 회의를 연다. 허창수 회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핵심 임원 등 20여명이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는 각 사의 현안은 물론 계열사 간 시너지 전략, 국내외 경제·경영환경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발탁…비오너 부회장 1명 남고 모두 사임

GS그룹이 LG그룹에서 계열분리를 한 건 지난 2004년이다. 이후 15년동안 에너지와 리테일 사업을 근간으로 한 그룹의 골격을 갖췄다. 허창수 회장이 총수로서 계속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서서히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의 뒤를 잇는 총수 자리에 앉게 될 후계자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시니어급 3세로 분류되는 인물이 앉던 주요 요직에 주니어급 3세와 시니어급 4세가 선임되는 것도 세대교체의 일환이다. 지난해 말 그룹 에너지 사업을 총괄하는 자리인 GS에너지 대표이사에 3세 중 막내인 허용수 사장이 앉았다. GS칼텍스 대표이사에는 4세 중 가장 나이가 많은 허세홍 사장이 선임됐다. 그 뒤는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이자 4세 가운데 서열이 가장 높은 허준홍 부사장, 허창수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이 따르며 경쟁 후계구도를 만들고 있다.

반면 시니어급 3세는 고문이나 의장으로서의 역할만 하며 경영일선에서 서서히 물러나고 있다. 지난 2016년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바통을 넘겨받은 허진수 GS칼텍스 회장도 지난해 의장으로서만 자리하고 나머지 보직에서는 모두 내려왔다. 4세들의 입지가 점점 넓어지는 반면 3세들은 서서히 자리를 내주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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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4세가 경영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전문경영인의 세대교체도 이뤄지고 있다. 우선 비오너 부회장 가운데 시니어급이었던 하영봉·손영기 부회장이 올해 초 사임하고 그룹을 떠났다. 현재로선 ㈜GS의 대표이사로서 그룹 살림을 도맡고 있는 정택근 부회장만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대신 GS칼텍스의 김형국 대표이사 사장과 김기태 사장, 정찬수 GS E&R 대표이사 사장, 홍순기 ㈜GS 사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등 비오너 사장들이 신세력으로 급부상하며 힘을 키우고 있다. 내년께 이들 가운데 비오너 부회장이 탄생할 것으로도 내부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GS그룹은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는 오너일가를 비오너 전문경영인들이 전문성을 무기로 실무와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톡톡히 하며 돈독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며 "오너 4세가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비오너 전문경영인들도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데, 올 초 부회장 두명이 일괄 사임한 것이 세대교체의 신호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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