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열전]다함그룹, 송파 프로젝트 후속작 미미…성장 정체데뷔작 1조8000억 파크하비오 영향 매출 5000억, 이후 300억대 급락
이명관 기자공개 2019-06-13 10:30:00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2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5년의 역사를 지닌 다함그룹의 시작은 카오디오 제조업이다. 그룹을 이끌고 있는 안응수 회장은 1973년 카오디오 제조사인 다함이텍을 출범했다. 자동차 산업의 성장과 함께 다함그룹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다함그룹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온 것은 2009년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외형이 줄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안 회장은 결단을 내렸다.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이렇게 안 회장은 부동산 디벨로퍼로 인생의 2막을 시작했다.디벨로퍼로의 변신은 대성공이었다. 데뷔작인 문정동 송파 파크하비오 개발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누적 분양매출은 무려 1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이후 후속작을 찾지 못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외형은 5000억원대에서 300억원대까지 급감했다.
◇카오디오 제조사서 '디벨로퍼'로 변신
다함이텍은 1988년 상장기업으로 발돋음했다. 하지만 매출이 급감하며 2013년 상장폐지됐다. 상장 지속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탓이다. 1000억원에 육박했던 매출은 2011년 68억원으로 급감했고, 2012년엔 56억원, 2013년엔 71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상장폐지되면서 사실상 카오디오 사업을 접은 안 회장은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눈길을 돌렸다. 상폐 이후 안 회장은 외부에 개발사업 진출을 알렸다. 사실 안 회장은 2011년 프로젝트 금융회사인 디에치PFV를 설립하고 이미 부동산개발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다.
안 회장의 데뷔작은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에 자리한 '송파 파크하비오'였다. 디에이치PFV의 사명을 다함하비오로 변경하고 본격 개발사업에 나섰다. 송파 파크하비오는 6만 1231㎡ 부지에 연면적 총 60만 4700㎡ 규모, 아파트 999가구와 오피스텔 3636실, 문화·쇼핑·업무·레저 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였다. 사업비는 무려 1조8112억원에 달했다.
특히 5700억원에 달하는 토지대금 중 절반 이상을 그 동안 축척해 놓은 자체 자금을 활용해 직접 충당했다. 금융비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에서였다. 통상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활용해 개발 사업비를 충당하는 여타 디벨로퍼와는 다른 행보였다.
2013년 9월 다함하비오는 시공사로 대우건설을 선정하고 아파트 999가구 분양을 시작으로 착공에 돌입했다. 분양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송파 파크하비오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2014년부터 다함하비오의 외형은 수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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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5400억→340억'…송파 파크하비오 후속작 미미
다함하비오의 매출은 2014년 17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후 2015년엔 4000억원, 2016년엔 5000억원까지 넘어섰다. 2016년 매출은 5474억원이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호성적을 거뒀다. 2014년 38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고, 2015년엔 1000억원을 상회하는 이익을 거뒀다. 2016년엔 1474억원까지 이익이 불어났다. 2015년과 2016년 2개년을 놓고 보면 영업이익률이 무려 27%에 달한다.
하지만 다함하비오의 성장은 2017년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송파 파크하비오에 뒤를 이을 후속작을 찾기 못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2017년 매출은 210억원까지 하락했다. 전년 대비 5000억원 이상 급감한 액수다.영업이익은 391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작년에도 예년 수준의 매출을 회복하지 못했다. 작년 다함하비오의 매출은 349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적자도 이어졌다. 손실 규모는 198억원이었다. 계속된 손실로 다함하비오의 재무상태는 악화됐다.
손실이 누적되면서 그동안 쌓아놓은 이익잉여금을 잠식했다. 2016년 1885억원이었던 잉여금은 작년말 539억원까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자본총계는 1935억원에서 589억원까지 줄었다. 부채비율도 220%에서 810.7% 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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