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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한진 백기사?…클럽원, KCGI에 등돌리나 계열사간 스탠스 엇박자 우려…"KCGI PT 불구 펀드설정 어려울듯"

이효범 기자공개 2019-06-14 08:07:12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2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가 자금조달을 위해 하나금융투자 클럽원(Club1) WM센터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인 자산가들을 우군으로 확보할지 주목받고 있다. 자산가 고객이 즐비한 클럽원WM센터를 통해 신규펀드를 설정하면 연장이 불발된 주식담보대출의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KCGI가 클럽원WM센터를 통해 자금을 모으는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KEB하나은행과의 관계 문제 때문이다. 하나은행이 한진그룹의 주거래은행이라는 점을 감안,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가 KCGI 자금모집에 앞장서는 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GI는 최근 클럽원WM센터에서 프라이빗뱅커(PB)를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을 실시했다. KCGI가 한진그룹 오너일가와 지분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하나금융 내부에서는 하나은행과의 이해상충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클럽원WM센터는 국내 대표적인 PB센터로 하나금융투자 본사 상품부에서 선정한 상품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자체 상품을 발굴하기도 한다.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하나금융투자 본사와 함께 막강한 세일즈 파워을 갖춘 클럽원WM센터에 직접 접촉할 정도다. KCGI 역시 이같은 차원에서 PT를 실시했다.

이번 사안을 두고 하나금융 내에서 우려하는 것은 하나은행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KCGI는 한진그룹을 대상으로 행동주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진칼 지분율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려 오너일가와 경영권을 두고 맞서는 상황이다.

클럽원WM센터가 KCGI의 펀드를 판매할 경우 하나금융 계열사가 KCGI에 편에 서는 이상한 구도가 형성된다. 이는 한진그룹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하나은행의 입장과 대치된다. KCGI의 압박을 받는 한진그룹이 KCGI와의 협업을 빌미로 거래은행을 변경할 경우 하나은행에 미치는 타격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특히 하나은행은 우리은행과 함께 한진그룹의 주요 거래은행으로 꼽힌다. 주거래은행은 주채권은행과는 다른 개념이다. 사전적으로는 동일한 개념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무적으로 여신, 수신, 외환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거래를 많이 하는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부른다. 한진그룹 주력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외환거래에 있어서는 하나은행과의 거래가 가장 많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대한항공이 하나은행으로부터 받은 장단기차입금은 4500억원 가량이다. 이는 전체 장단기차입금 2조1000억원 중에서 20%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한진칼의 장단기차입금도 2900억원 중 하나은행으로부터 원화 장기차입금 800억원, 하나금융투자로부터 단기차입금 250억원을 각각 조달했다. 총 1050억원으로 전체 장단기 차입금 중 36%를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하나은행과 한진그룹과의 관계를 감안해 클럽원WM센터가 KCGI 신규 펀드 조성에 관여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 내부에서 제기되는 우려를 감내하면서까지 KCGI 펀드를 판매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클럽원WM센터가 KCGI 신규펀드 설정에 관여하게 되면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계열사 간 엇박자를 내는 구도로 인해 난감해질 수 있다"며 "더욱이 그룹 차원에서는 하나은행이 대기업과의 거래를 통해 창출하는 수익이 크다고 보기 때문에 한진그룹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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