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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대출 잠재위험 부상…메리츠·한투 '긴장' [캐피탈사 신용 점검]③메리츠, PF대출 1조 돌파…한투, 부동산 관련 여신 90%

임효정 기자공개 2019-06-14 13:29:00

[편집자주]

캐피탈사에 있어 신용등급은 곧 생존이다. 수신기능이 없는 캐피탈사가 영업실탄을 마련할 수 있는 근거가 신용도이기 때문이다. 지난 4년간 업계는 폭발적인 자산 성장을 이뤘고, 수익성을 기반으로 펀더멘털을 탄탄히 했다. 하지만 호시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기업·가계경기가 꺾이자 늘어난 덩치가 부담으로 돌아왔다.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던 신용도 역시 방향을 돌렸다. 변곡점에 선 캐피탈사의 미래를 예상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3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캐피탈 업계를 바라보는 신용평가사의 시선도 부동산 PF대출에 집중됐다. 부동산 PF 대출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아 성장 동력으로 삼기에 매력적인 사업이다.

업력이 짧은 캐피탈사가 집중적으로 뛰어든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연체율 상승이란 결과를 낳은 가계대출과 달리 부동산 PF대출의 리스크는 아직 수면 위로 올라오진 않았다. 대출이 이뤄진 사업장의 공사가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에 불확실성만 존재할 뿐이다.

문제는 잠재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다. PF대출은 개인보다는 기업이 주 타깃이며, 건당 액수도 많다. 그 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얘기다. 신용도에도 직격탄이다. 총차입금 가운데 많게는 90%까지 지주사로부터 지급보증을 받고 있어 신용도에 도미노 충격을 미칠 가능성도 상존한다. 부동산 PF대출이 신용위험의 취약고리로 지목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기자본 웃도는 PF대출…높은 지주 의존도

신용평가사가 부동산 PF대출과 관련해 주의 깊게 바라보는 곳은 메리츠캐피탈과 한국투자캐피탈이다. 두 곳 모두 업력은 짧은 편에 속한다. 메리츠캐피탈과 한국투자캐피탈은 각각 2012년 2014년에 설립됐다. 총채권 기준으로 점유율은 각각 1.9%, 3.7%로 중위권에 위치한다.

짧은 기간 내에 중위권에 도약한 배경에는 부동산 PF대출이 있었다. 그룹, 지주와의 연계가 가능한 덕에 두 캐피탈사는 기업을 상대로한 부동산 PF대출을 빠르게 늘릴 수 있었다.

그룹의 재무적 지원도 힘을 보탰다. AA급과 달리 A급인 두 캐피탈사는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해 보증채 발행을 주로 했다. 한국투자캐피탈은 올 3월말 기준 한국투자금융지주로 보증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캐피탈채권 1조9300억원 모두 한국투자금융지주 보증채다. 메리츠캐피탈은 여전채 3조9800억원 가운데 7700억원이 메리츠금융지주 보증채다. 또한 채권의 80% 이상을 장기물로 조달할 수 있었던 것도 신용도가 높은 금융지주의 공이 컸다.

지주사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두 캐피탈사의 PF대출 잔액은 어느새 자기자본을 훌쩍 넘었다. 신용등급을 가진 20여개 캐피탈사 가운데 자기자본 대비 PF잔액이 100%를 초과하는 기업은 메리츠와 한국투자 두 곳 뿐이다. 한국투자캐피탈의 3월말 기준 PF대출 잔액은 6607억원으로 자기자본(3266억원)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PF대출 증가세 여전…여전법 규제선 턱밑

다만 부동산 PF대출은 개발 계획을 토대로 여신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크다. 높은 수익성 만큼 리스크도 뒤따른다는 의미다. A급 캐피탈사는 AA급에 비해 리스크에 더 취약하다. AA급 대비 수도권 비중은 적고, 분양률도 저조하다. 70%가 넘는 비중이 주거용 PF대출에 집중된 AA급과 달리 A급은 60%초반에 머물고 있다. 나머지 30%가 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상업용에 집중됐다.

건당 여신규모가 크다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소액 다건인 가계대출과 달리 PF대출은 건당 액수가 평균 70억원이다. 메리츠캐피탈은 올 3월말 기준 100억이상 여신 비중이 22.6%를 차지한다. 한국투자캐피탈의 해당 비중은 무려 60% 수준이다. 한 건의 부실이 미치는 타격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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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관련 대출에 대한 높은 비중이 위험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규모는 쉽게 줄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오히려 PF대출 비중이 늘었다. 한국캐피탈의 올 3월말 기준 PF대출 잔액은 6607억원으로 지난해말(5484억원) 대비 1000억원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메리츠캐피탈도 1조207억원에서 1조669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여신금융전문업법상 문제가 되진 않는다. 총채권 가운데 부동산 PF대출은 30%를 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다. 메리츠와 한국투자의 총채권 대비 PF잔액 비중은 각각 21.9%, 25.2%다. 총채권 대비 PF대출 잔액의 업계 평균이 10%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신평업계 관계자는 "지금 캐피탈사들이 가지고 있는 여신 규모는 그나마 부동산 경기가 좋았을때 사업장"이라며 "상황이 좋지 않은 지금 신규로 PF를 늘리면 회수하는 데 위험이 더 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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