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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보고서 점검]오리온, 사외이사 출신 이사회 의장 배출할까대표이사·의장 분리 정관 변경…이경재 사장, 의장 임기 내년 만료

박상희 기자공개 2019-06-14 1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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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기업들이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다. 금융위원회 주도로 시작된 이번 제도는 대기업들이 지배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유지하고 있는지 공개하는 제도다. 더벨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삼아 주요 기업들의 15대 지배구조 핵심 지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3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너일가의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 독점이 일반화 된 국내 재계에서 오리온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눈길을 끈다. 오리온 이사회는 3명의 사외이사, 2명의 사내이사로 구성된다. 사외이사 수가 더 많을뿐더러 사내이사도 오너가 배제된 전문경영인으로만 구성된다.

최근엔 아예 정관을 변경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 분리 가능성도 열어뒀다. 현재 의장을 맡고 있는 이경재 사장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던 전례를 깨고 사외이사 가운데 이사회 의장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리온이 최근 제출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정관에 의거해 이사회는 3 명 이상 8 명 이하로 구성된다. 사외이사는 이사총수의 4 분의 1 이상으로 한다. 현재 오리온은 이사회 총원 5명 가운데 사외이사가 3명으로, 전체 구성원 대비 60%를 차지한다. 법상 요건인 25%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이사회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오리온은 보고서에서 다양한 전문성과 배경을 갖춘 자를 이사회에 참여시켜 효율성을 제고하고 독립성이 검증된 다수의 사외이사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오리온 이사회
*오리온 지배구조보고서

오리온의 이같은 이사회 구성은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와 비교해봐도 확실히 사외이사에 방점을 두고 있다. 오리온홀딩스의 현재 이사회 총원은 4명으로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된다. 상법상 사외이사 요건인 4분의 1 이상을 최소한으로 준수하는 수준이다.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의 사외이사 비율은 25%에 그치는 반면 사업회사인 오리온의 사외이사 비율은 60%에 달한다.

더욱이 오리온의 사내이사는 모두 전문경영인으로 구성된다. 허인철 부회장과 이경재 사장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오너일가는 없다. 오리온홀딩스 이사회에도 오너일가는 등재돼 있지 않다. 사내이사는 모두 전문경영인으로만 구성된다. 다만 오리온홀딩스의 이사회는 사외이사 대비 사내이사 비중이 훨씬 높다.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는 최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 분리 가능성을 명문화 했다. 지배구조보고서 작성기준일 (2018년 12월 31일) 현재 정관 제39조 제2항 및 제41조 제2항에 따르면 오리온 이사회의장은 대표이사가 담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리온은 올해 3월 말 열린 주총에서 해당 조항을 개정해 대표이사와 의장직의 분리 가능성을 열어뒀다. 같은 시기 오리온홀딩스 역시 대표이사와 의장직 분리가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은 개정되기 전 정관에 따라 이사회의 소집권자인 대표이사가 현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현재 오리온홀딩스의 이사회 의장은 허인철 부회장(대표이사)이다. 오리온 이사회 의장은 이경재 사장(대표이사)이다. 두 사람의 임기는 동일하게 내년 6월까지다.

올해 정관 변경이 이뤄진만큼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이사회 의장직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변경된 정관은 '이사회의 의장은 이사 중에서 이사회의 결의로 선임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대표이사가 무조건 의장 직을 맡던 과거와 달리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도 의장 직을 맡을 수 있도록 정관을 바꾼 것이다. 다만 대표이사와 의장직 분리를 못 박은 것은 아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겸직 가능성 역시 여전히 열려있다.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는 지배구조보고서에서 향후 대표이사와 의장직을 분리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보고서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일부 개정을 통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향후 이사회의장 및 대표이사의 분리에 대한 필요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오리온홀딩스가 이사회 의장 직을 외부인물에 맡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표이사와 의장 직을 분리한다면 사외이사 비율이 높은 오리온에서 현실화 될 가능성이 좀 더 높은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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