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곤의 삼각합병 카드, LSK바이오 주주 '속앓이' 직상장 대비 기업가치 낮아…에이치엘비, 합병 발표 직후 IR 진행
민경문 기자공개 2019-06-17 08:16:27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4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전격적인 삼각합병 카드를 꺼내들었다. 핵심은 자회사 LSK바이오파트너스(이하 LSKB)의 독자 기업공개 대신 우회상장을 택했다는 점이다. 에이치엘비 등을 제외한 LSKB의 나머지 주주로선 '헐값'에 보유 지분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에이치엘비는 지난 13일 미국의 100% 자회사인 HLB U.S.A.를 대상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 결의를 공시했다. HLB U.S.A는 LSKB의 지분 100%를 인수하고 합병하기 위해 에이치엘비가 설립한 회사다. 결국 에이치엘비 외 LSKB 주주들은 보유 지분을 넘기는 대신 에이치엘비 신주를 받게 된다.
문제는 LSKB 지분의 처분 가격이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기존 LSKB 주주는 합병대가로서 LSKB의 최근 가치평가액을 기준으로 하여 10%의 현금과 에이치엘비 주식을 제3자 배정형태로 지급하며, 언아웃(Earn Out) 조항을 두어 NDA 완료와 시판허가 시 각각 10%의 현금을 추가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중요한 건 '최근 가치평가액'이다. 이는 LSKB가 지난달 실시한 유상증자에서 확인 가능하다. LSKB는 지난달 말 총 232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당시 유증에는 최대주주인 에이치엘비와 에이치엘비의 관계사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각각 8만1900주(116억원)씩 현금취득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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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이후 에이치엘비의 LSKB 지분율은 61.61%로 소폭 줄었고,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지분율은 9.45%로 2% 이상 늘었다. 시장 관계자는 "LSKB와 같은 미국회사의 경우 최근 증자 가격이 가치 평가의 기준이 된다"며 "LSKB 주주들이 지분을 넘겨야 하는 밸류에이션 역시 5000억원 정도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SKB의 직상장 시나리오가 성사됐다면 더 높은 지분가치를 기대할 수 있었다. 현재 에이치엘비 시가총액(13일 기준 2조 8406억원)의 상당부분은 '리보세라닙'의 실제 개발회사인 LSKB의 기업가치가 반영된 결과다. LSKB가 독자적으로 상장했더라면 역시 조단위 밸류를 인정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그동안 코스닥 또는 홍콩으로의 LSKB 상장 논의가 검토됐고 국내외 IB가 적극 관심을 보여왔다"며 "하지만 이중 상장에 따른 모회사 에이치엘비의 밸류에이션 하락 가능성, 추가 신약 개발에 대비한 조달 창구 단일화 등을 고려해 이 같은 합병 카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사회 결의로 진행되는 사안인 만큼 에이치엘비,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을 제외한 나머지 LSKB 주주(약 29% 지분율) 입장에선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아 보인다. 이번에 HLB U.S.A로 지분을 넘기지 않으면 추가 엑시트 전략을 만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LSKB 잔여 주주들의 소송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진 회장은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한 듯 합병카드를 공시한 다음날인 14일 오전 투자자 대상 IR를 직접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그는 "늦어도 6월안에 위암신약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3상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리보세라닙은 최근 면역항암제 캅넬리주맙과의 병용요법 임상3상 시험을 FDA로부터 획득하는 등 14조원 규모의 간암치료제 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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