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련된 기술자 양성 집중…오진양행 40년 성장 근간" 도영훈 대표 "사업 다각화 통한 밸류업 주력"
김혜란 기자공개 2019-06-25 08:07:12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1일 10: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에 주방 설비를 공급하는 오진양행은 40년이 넘는 긴 업력을 자랑한다. 그만큼 오랜 기간 꾸준히 외식 사업 트렌드를 연구해왔다는 의미다. 외식업계에서 쌓은 탄탄한 기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갖춘 알짜기업으로 자리매김했지만 한단계 성장을 위해선 변화가 필요했다.오진양행은 2015년 11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LB프라이빗에쿼티(PE)와 NH투자증권PE, H&CK파트너스가 공동 인수하면서 변화의 전기를 맞았다. 새 주인을 만난 오진양행의 지난 3년은 어떤 궤적을 그렸을까. 21일 도영훈 오진양행 대표를 만나 그간 성과와 앞으로 계획을 들어봤다.
1978년 설립된 오진양행은 커피전문점 이디야와 할리스, 스타벅스 등에 커피장비와 오븐기, 제빙기 등 해외 주방 설비를 납품하고 관리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피자헛과 맥도날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CJ푸드빌 등 외식 프랜차이즈에도 주방설비를 납품하고 있다. 도 대표가 오진양행에 합류한 건 지난 2016년 1월이다. 그는 한국개발리스 출신으로 오릭스캐피탈에 몸담았던 금융 전문가다. 재무통인 만큼 처음엔 오진양행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됐다가 그해 6월 전임 CEO가 중도 하차하면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도 대표는 "오진양행은 상품뿐만 아니라 서비스도 같이 판다"고 말한다. 미국 매니토웍(Manitowoc)사의 제빙기, 스위스 써모플란(Thermoplan)과 이탈리아 라스파찌알레(Laspaziale)의 커피머신 등 해외 유명 브랜드를 수입·유통하는 게 주업이지만 이들 제품을 국내 기업에 납품한 뒤 애프터서비스(AS)와 정기 점검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납품처 중 하나인 스타벅스의 경우 매달 정기 점검을 나가고 있는데, 해외 기계를 수입해 납품하는 동종 업계 가운데 외주가 아닌 AS 담당 정규 인력을 보유한 곳은 오진양행이 유일하다. 전체 직원 58명 가운데 40여명이 납품하는 기계를 직접 점검하고 정비할 수 있는 기술 관련 담당 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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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대표는 회사의 CEO를 맡고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은 기술부 직원들에게 체계적인 연수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일이었다. 기술부 직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는 10년 정도로 긴 편이다. 체계적인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도 숙련된 기술자를 꾸준히 양성하고 근속연수를 늘리기 위해서였다. 매해 1분기를 직원들의 트레이닝 기간으로 삼고 있다. 주로 해외 거래처 전문가를 국내에 초청하거나 직접 현지로 가서 훈련받는 방식으로 기술 교육을 진행한다.
취임 후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에도 집중했다. 먼저 본부제를 도입해 영업과 기술지원, 경영지원본부로 나누고 본부장 체제로 바꿨다. 주간회의와 임원회의, 월례회의 등 정기적 회의를 통해 직원들과 사업의 방향성을 공유하고 재고 관리에 집중하면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인력도 늘렸다. 제주와 천안, 창원에 새롭게 AS 센터를 세우면서 인력을 15명가량 새로 뽑았다. 올해는 강원도 원주와 서울 강북 지역에 새 지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오진양행은 부산과 대구, 대전, 광주, 전주 등 8곳에 지사를 두고 AS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각 지사마다 많게는 4~5명이 일하고 있다. 지사에 근무하는 전체 인력은 30명이다.
도 대표는 "외식업계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고, 시장에서 원하는 것을 꿰뚫어보는 눈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오진양행은 글로벌 트렌드를 파악해 한발 앞서 최신 주방 설비를 국내에 론칭하는 데 주력해왔다. 사업 초기 피자전문점 등에서 사용하는 콤비오븐을 납품하는 일로 시작했던 오진양행이 지금처럼 사업이 커질 수 있던 비결도 여기에 있다. 오븐기를 시작으로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버거팅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와 호텔 등으로 납품처를 넓혀갔다. 도 대표는 "우선 상품 매출을 늘리면 향후 서비스 매출의 동반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며 "매년 중국 상하이와 싱가포르 등에서 열리는 엑스포에 참석해 새로운 장비를 공부하고, 고객사가 원하는 제품을 소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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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양행이 커피 시장에 뛰어든 건 약 10년 전부터다. 국내 토종 커피브랜드인 이디야에 이탈리아 라스파찌알레 기계를 국내 독점으로 납품한 게 시작이었다. 이후 할리스와 파스쿠찌 등을 납품처로 확보했다. 7년 전부터는 바리스타를 대체할 전자동 커피머신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흐름을 읽고 스위스 써모플란의 전자동 커피머신을 국내에 들여왔다.
스타벅스는 홍콩 법인이 커피장비를 직접 구매하고 있지만, 오진양행은 스타벅스가 사용하는 써모플란 전자동 커피머신의 설치와 정기 점검을 담당하고 있다. 대신 제빙기와 오븐기 등은 직접 납품하고 있다.
기업 인수 후 2016년부터 2년 동안은 기업 체질 개선에 집중하는 기간이었다면, 지난해부터는 도 대표와 세 PEF 운용사의 기업 가치 제고 작업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증가한 218억원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약 19% 증가한 42억원을 기록했다. 재고 관리와 관련해선 "3개월 단위로 부품을 주문하고 기계 발주의 경우도 3개월 단위로 끊어서 발주해 재고를 관리한다"며 "재고자산은 60~70억원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오진양행은 사업 다각화를 통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도 대표는 "현재 원두공급업체와 손잡고 커피머신 렌탈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도 대표는 "그동안 체질 개선에 집중했고 꾸준히 매출 10%가량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닦였다고 본다"며 "그 근간은 숙련된 기술부 직원들을 포함해 오랜기간 회사에 몸담은 전문가들과 이들의 영업 네트워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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