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영구채, 이름 무색…실질만기 단 2년 400억 재발행, 표면 만기는 30년…스텝업 조항, 단기 회사채와 동격
이경주 기자공개 2019-06-25 13:23:13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4일 1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건설이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콜 옵션에 대응해 재발행에 나섰다. 2년전 발행했던 영구채를 상환하기 위한 용도다. 국내 회계기준 상 영구채를 자본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실상은 2년물 회사채와 다를 바 없는 구조다.신세계건설은 24일 400억원 규모 영구채(제8회 무기명식 무보증사채)를 발행했다. 만기일은 2049년 6월 24일까지로 30년이다. 표면이율은 4%이며 영구채 인수는 SK증권이 맡았다.
앞서 신세계건설은 2017년 6월 23일 500억원 규모 영구채(제6회 무기명식 무보증사채)를 발행했다. 역시 만기가 30년이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기존 발행했던 영구채 500억원 중 100억원은 자체 상환하고 400억원을 차환하기 위해 발행한 건"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건설은 영구채를 자본으로 분류하고 있다. 만기가 30년으로 초장기인데다 계약상 만기일 전에 채권자에게 상환을 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신세계건설이 영구채 6회를 2년만에 또 다른 영구채로 차환한 것은 이자부담이 시간이 지날수록 급증하기 때문이다.
영구채 6회는 표면이율은 4.45%지만 스텝업(Step up) 조항이 있어 2년 후에는 2.5%, 이후엔 매 1년 마다 0.5% 금리가 가산되는 구조로 채권자와 계약을 맺었다. 즉 2년 후 표면이율이 7%에 가까워 진다. 이에 새로운 영구채를 발행해 이자부담을 상쇄한 셈이다. 영구채 6회에는 신세계건설이 발행일로부터 2년 후 조기상환을 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부여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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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구채 역시 스텝업 조항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역시 2년 뒤 콜옵션을 행사해 차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명목은 영구채지만 사실상 2년짜리 회사차 차입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구조로 운용되고 있다.
신세계건설이 회사채가 아닌 영구채 발행으로 얻는 효과는 자본 확충에 따른 재무지표 개선이다. 신세계건설은 영구채 6회 발행으로 자본총계가 2016년 말 1279억원에서 2017년 말 1596억원으로 317억원 가량 늘어났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325%에서 287%로 38%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신용평가사들은 영구채가 부채에 가깝기 때문에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한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신평사들은 올해 신세계건설 정기평가에서 미상환 영구채를 부채로 분류해 신용등급을 매겼다"며 "이번 영구채 역시 같은 기조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건설측은 영구채 발행에 대한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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