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빅마켓, 계륵으로 전락? 회원제 딜레마에 비회원제 '마켓D' 론칭…확장 정책 '상이'
양용비 기자공개 2019-07-01 11:50:42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7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창고형 할인마트 '빅마켓'이 롯데마트의 계륵이 되고 있다. 마트업계가 수익성 개선 방안으로 창고형 할인마트를 낙점하고 빠르게 점포 수를 늘리고 있지만, 롯데마트는 빅마켓 추가 출점을 전혀 계획하고 있지 않다. 코스트코를 벤치마킹한 '회원제의 덫'에 걸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회원제로 운영되는 빅마켓은 수도권에만 총 5개의 매장이 있다. 서울엔 △금천점 △도봉점 △영등포점이 있고, 경기도엔 △신영동점 △킨텍스점이 있다. 5호점인 킨텍스점을 제외한 4개 매장은 기존 롯데마트를 빅마켓으로 전환한 점포다. 킨텍스점만 유일하게 롯데마트에서 리뉴얼하지 않은 매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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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의 빅마켓은 2014년 5호점 킨텍스점의 문을 연 이후 추가 출점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빅마켓을 입점할 만한 신규부지가 없어 추가 출점이 어렵다는 게 롯데마트의 설명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신규부지가 생기더라도 창고형 할인마트인 빅마켓보단 롯데마트가 입점하는 게 훨씬 이득"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영업이익이 크게 줄자 창고형 할인마트를 수익성 개선의 묘수로 택해 추가 출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마트·홈플러스의 행보와는 대조적이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할인점의 출점을 줄이고 창고형 할인 마트인 이마트 트레이더스·홈플러스 스페셜 점포 수를 늘리고 있다.
업계에선 롯데마트가 빅마켓 추가 출점을 주저하는 숨은 이유가 '회원제 딜레마'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2012년 이후 5개 빅마켓 점포를 개점했지만 이후부터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비회원제 창고형 할인마트를 점포 수를 확대하면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회원제 창고형 할인마트의 경우 구비한 상품의 차별성이 성패를 좌우한다. 생수·생활용품·빵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커클랜드 브랜드는 코스트코의 대표적인 '온리(Only) 상품'이다. 오프라인에선 코스트코 회원들만 구매할 수 있다. 반면, 빅마켓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롯데마트 등 일반 할인마트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탓에 회원제 서비스로서 메리트가 작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빅마켓에서 파는 상품 대부분은 일반 할인점에서도 살 수 있다"며 "이마트트레이더스·홈플러스 스페셜 등 비회원제로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마트의 선택지가 많아지면서 회원제인 빅마켓의 경쟁력은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빅마켓에 대한 롯데마트의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최근 수익성 악화의 홍역을 치르고 있는 롯데마트도 경쟁업체와 같이 창고형 할인마트가 실적 개선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내부공감대는 형성하고 있다. 다만 빅마켓 같은 회원제보다 비회원제 창고형 할인마트가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비회원제로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마트 '마켓D'의 론칭이 그 증거다. 업계에선 마트업체가 2개의 창고형 할인마트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마켓D 1호점을 내면서 2020년까지 매장을 15개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개의 창고형 할인마트 포트폴리오를 갖췄지만 확장 정책은 상이한 셈이다. 빅마켓의 점포 수는 '유지', 마켓D는 '확장'이라는 전략을 내세운 것은 롯데마트가 회원제 창고형 할인마트에 대해 회의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켓D는 롯데마트 내에 입점하는 '숍인숍' 형태라 단독 점포인 빅마켓에 비해 확장의 속도가 빠르다. 다만 마켓D가 지난해 1호점을 낸 이후 추가 출점을 하지 못하는 것은 매장 수 증가로 빅마켓 회원들이 회원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대거 이탈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빅마켓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마켓D를 위해 사업을 종료한다고 가정하더라도 회원제인 만큼 기존 회원에게 돌려줘야할 금액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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