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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분리매각 시도 가능성…SKT 인수 길 열릴까'증손자회사 지분 100%' 공정법 규제 벗어날 수 있어

김장환 기자공개 2019-07-04 11:30:49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3일 13: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분리 매각 카드를 꺼내들게 되면 SK텔레콤도 인수를 시도할 수 있는 길은 일단 열리게 된다. 자회사를 모두 떼어내고 아시아나항공만 인수하는 구조가 되면 SK텔레콤도 이를 실현하기 어려웠던 현실적인 제약이 해소되기 때문이다.

일단 SK그룹 내에서도 왜 SK텔레콤이 아시아나항공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지목돼 왔는지 상황적 배경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결론부터 말해 SK그룹 계열사 중에서 SK텔레콤만큼 풍부한 유동성과 재무 여력을 가진 곳은 많지 않다. SK텔레콤은 올 3월 말 개별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만 1조원 넘게 갖고 있다. 이 기간 부채비율도 76.2%에 불과해 외부 자금 조달 여력도 충분하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사업적 시너지도 낼 수 있을 만한 구석이 있다. 통신과 항공 마일리지 연계 사업은 SK텔레콤이 이미 지속해 벌여왔던 사업안이다. 로밍서비스와 연계된 사업 등을 통한 시너지도 노려볼 만 하다. SK텔레콤이 아시아나항공을 품게 되면 SK이노베이션 등 계열사와 사업 연계 등 그룹사 차원에서도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어 보인다.

가장 큰 걸림돌은 법적 제약이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SK텔레콤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됐던 이유 중 하나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증손자회사 지분 보유 규제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이었다.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는 규제 조항이다.

SK텔레콤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자회사 지분을 모두 100%까지 늘려야 한다. SK텔레콤은 지주사 SK㈜ 자회사로, 아시아나항공은 인수시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이 경우 밑에 딸려 있는 국내 자회사(지주사의 증손자회사) 지분을 전량 확보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의 국내 자회사는 총 7곳이다. 이 중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에어포트, 에어서울 등 3개 자회사는 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율이 100%다. 이외에 아시아나IDT와 아시아나세이버, 에어부산 등은 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율이 각각 76.2%, 80%, 44.2% 정도다.

SK텔레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이들 자회사 지분율을 100%까지 늘리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자금 규모도 상당 수준이지만, 소액주주들이 나머지 지분 대부분을 들고 있는 상태여서 지분 100% 확보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올해 들어 공론화한 중간지주사 전환시 이를 해소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를 분할 후 중간지주사로 전환하고, 이후 지주사와 투자회사의 합병 등 방식의 지주사 전환 방안을 검토해왔다. SK하이닉스를 지주사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올려 국내 투자에 대한 제약을 풀기 위한 목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을 우선 인수하고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유예기간을 받아 이를 실현하면 모든 제약이 해소된다.

문제는 중간지주사 전환에만 수조원대 자금이 필요한 상태여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동시에 이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는 점이다. 올 들어 예고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SK텔레콤은 중간지주사로 전환시 SK하이닉스 지분을 현 20%에서 30%까지 늘려야 한다는 숙제가 생긴다. SK하이닉스의 최근 주가 추이를 보면 적게는 4조원, 많게는 6조원까지 필요한 일이다.

이는 SK텔레콤이 과거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을 부인했던 이유 중 하나가 됐다.

지주사 SK㈜가 아시아나항공 인수 주체로 나서는 방법도 있으나 이 역시 쉽지 않은 결정이다. SK㈜ 자체로는 가용할 수 있는 자산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SK㈜는 올 3월 말 개별기준 현금성자산이 2915억원에 불과하다. 1조원 안팎이 예상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시도할 경우 대부분 자금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한다. 이 경우 재무구조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만약 산업은행이 에어부산 등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를 분리해 매각한다면 SK그룹도 SK텔레콤을 활용해 인수전에 뛰어드는 구상을 할 수 있게 된다. 업계 일부에서는 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관을 맡은 크레디트스위스(CS) 증권이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의 분리 매각을 검토 중이란 말도 들린다.

다만 산업은행은 하루 전인 2일 '분리매각'과 관련한 더벨 기사와 관련해 보도 해명자료를 내고 "이번 M&A는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 일괄매각을 원칙으로 한다"며 "구체적 거래구조 등은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및 매각주간사가 합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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