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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B급 대한항공, 공모채 훈풍 비껴가나 [발행사분석]고금리 매력, KCGI 공세 약화 '긍정적' vs 환율 변수, 실적 부진 '부담'

김시목 기자공개 2019-07-09 08:42:39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8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BB급 하이일드등급의 대한항공이 두 달 만에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는다. 고금리 채권에 몰리는 리테일 수요가 건재한 점은 흥행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발목을 잡던 행동주의 펀드 KCGI의 공세가 수그러든 점도 공모 불확실성을 낮추고 있다는 평가다.

대한항공뿐만 아니라 항공업 전반의 사업 여건이 악화한 점은 변수다. 환율 급등에 더해 일본과의 경제 마찰까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수익성 악화에 노출되면서 재무 부담은 커지고 있다. 현 추세라면 과거 회사채 미매각 전례를 밟을 가능성도 있다.

◇ 금리매력 기반 조달 속도, KCGI 공세 위축

대한항공은 이달 2500억원 공모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트랜치(tranche)는 2년과 3년물 중심으로 구성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투자자 반응에 따라 최종 조달 규모는 유동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은 이달 19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과거 회사채 단골 미매각 이슈어였지만 지난 2017년 이후 투자자 모집에 연거푸 성공했다. 지난해 이후 총 네 차례에 걸쳐 시장에 나왔지만 단 한 차례 소량 미배정을 냈다. 특히 올해 4월엔 5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요를 모으며 건재함을 확인했다.

대한항공 회사채의 매력은 낮은 신용도의 반대급부로 형성된 높은 절대금리다. AA급 우량 크레딧물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은행, 증권 등 리테일 수요가 떠받치고 있다. 최근 가파른 금리 하락에도 대한항공은 3%대의 금리가 유지되고 있다.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맹공을 가하던 KCGI가 힘을 상당 부분 잃은 점 역시 변동성을 낮춘다. 델타항공이 우군으로 등장하면서 호재로 작용했다. 연초 KCGI의 공세에 발행 여부와 시기가 계속 연기됐지만 이번 조달에선 특별한 변수로 떠오르지 않고 있다.

IB 관계자는 "당시 KCGI가 일부 호재로 작용했지만 불확실성이 높았던 것도 사실"이라며 "트랜치 배정에 실패하지 않는다면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BBB급으로 2000억~3000억원 마련에 나선다는 점 자체가 자신감의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 사업여건 악화, 미매각으로 회귀?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내놓긴 조달 기류가 달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장 사업 여건이 비우호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연초 수익성 등 영업실적 지표도 두드러지게 나빠졌다. 대한항공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1849억원, 1405억원 가량이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영업수익성 둔화 추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미 급등한 환율이 유가 하락을 상쇄할 만큼 수익성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과의 경제 마찰로 항공업 전반의 업황 악화가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의 수익성 저하와 이에 따른 재무부담은 향후 지속될 자금조달 기류에도 악재다. 차입금 커버리지 지표는 이미 정점을 찍고 하향 추세다. 올해 1분기 말 상환해야 할 단기성 차입금은 4조5000억원에 달한다. 총차입금 17조원 가운데 25% 가량이다.

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미매각을 상기하면 흥행 동력은 금리 매력"이라며 "단 재무나 신용 이벤트가 크지 않을 경우"라고 말했다. 이어 "수익 부진이 재무적 영향을 끼친다면 미매각을 개인들이 소화한 2017년 이전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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