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7월 10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창동역사의 회생절차가 결국 아무런 소득 없이 2년여 만에 폐지결정을 받았다. 창동역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대산업개발)이 인수 작업에서 손을 떼기로 의사결정을 하면서부터 사실상 회생절차를 진행할 동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회생절차 폐지로 수백 명에 달하는 수분양자들의 채권 회수 가능성도 요원해졌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3부는 창동역사의 회생절차를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폐지결정을 내렸다. 지난 2017년 12월 회생절차에 들어온 창동역사는 회생계획안 가결기간(1년+6개월 연장) 내 수행가능성 있는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지 못했다. 채권자들이 제출한 회생계획안도 투자자인 더홀딩스코리아의 자금조달 증빙 실패로 무산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작년 7월 창동역사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후 다각도로 사업성을 분석하며 재생사업을 준비해 왔다. 현대산업개발은 창동역사 기업실사를 진행함과 동시에 각종 법적 문제를 차례로 풀어나갔다. 시공사인 효성의 유치권 해소부터 수분양자들에 대한 보상, 관할 지자체 인허가 등 현대산업개발은 확고한 인수의지를 갖고 제반절차를 이행해 나갔다.

다만 수분양자 채권이 회생채권이 아닌 공익채권으로 분류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현대산업개발은 회생절차 종결 후 변제요청을 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합의서를 계약 이행 조건으로 내걸었다. 막판에 인수대금도 60억원 상향 조정하며 수분양자들에게 현금 변제비율 70%를 제안했다.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다한 셈이다.

하지만 수분양자들로부터 받은 부제소 합의서 징구율은 42%에 그쳤다. 현대산업개발은 투자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협의안을 도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결국 수분양자들과의 합의를 통한 인수 작업은 불가능했고, 지난 1일 공식적으로 인수 포기의사를 밝혔다.

창동역사는 지난 2010년 사업주관사 부도로 공정률 27.6%에서 공사가 돌연 중단됐다. 9년째 해결방안을 찾지 못해 방치됐지만, 수분양자 5명이 지난 2017년 4월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재기를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창동역사는 현대산업개발을 인수자로 유치한 신규 자본으로 수분양자들의 회생채무액을 갚고 정상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복안이었지만, 수분양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파산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