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 투자금융본부, '김연추 공백' 없었다 상반기 580억 수익 추산, ELW 강공 '통했다'…미래대우, 존재감 아직 미미
최필우 기자공개 2019-07-29 06:54: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5일 08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봉킹' 김연추를 떠나 보낸 한국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가 올상반기 탁월한 성과를 냈다. 주가워런트증권(ELW) 시장 점유율을 지켜내며 키맨 공백에 대한 우려를 씻어냈다. 김연추를 에쿼티파생본부장으로 영입한 미래에셋대우는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는 올 상반기 580억원 안팎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연계증권(ELS) 상환으로 확정한 수익과 ELW 운용으로 올린 수익이 각각 360억원, 2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상반기 보수 22억원을 수령하며 유명세를 치른 인물이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양매도 상장지수채권(ETN) 개발자로도 유명하다. 차장이었던 그를 전격 발탁해 헤지 트레이딩 권한을 맡겼던 김성락 미래에셋대우 트레이딩1부문 대표(부사장)와 올초 함께 둥지를 옮기면서 또 다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ETN 전문가로만 알려진 것과 달리 김 본부장의 주특기는 ELW 비즈니스다. 금융 당국이 2010년 이후 세차례에 걸처 건전화 조치를 내리면서 ELW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대다수 사업자가 발을 뺐으나 한국투자증권은 김 본부장을 필두로 시장을 장악했다.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는 ELS 헤지운용 손익과 별도로 ELW가 매년 300억~400억원 규모의 수익을 올리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올초 김 본부장이 미래에셋대우로 적을 옮기자 한국투자증권 내부에서는 ELW 비즈니스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 ELS 헤지운용의 경우 회사 안팎에서 대체자를 찾는 게 가능하지만 ELW 운용 기틀을 마련한 김 본부장의 공백을 메우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김 본부장이 이직 직후 미래에셋대우에서 ELW 점유율을 높이는 데 힘을 쏟자 위기론이 나오기도 했다.
우려와 달리 한국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는 새로운 체제에 빠르게 적응했다는 평이다. 올초 방향키를 잡은 지현준 한국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을 중심으로 조직을 정비하면서 상반기 성과 낼 수 있었다. 특히 투자공학부를 1부와 2부로 분리, 투자공학2부가 ELW와 ETN 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게 주효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작년과 비교하면 아쉬운 측면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며 "ELS와 ELW에서 골고루 수익을 올렸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떠난 김 본부장의 공로가 수익에 녹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헤지운용 손익은 ELS가 상환되면서 확정되는데 지난 2분기 김 본부장이 1~2년 전 잡아 놓은 헤지 포지션이 정리되면서 수익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체헤지 비중이 높은 증권사 대부분 2분기 ELS 헤지운용 수익이 개선돼 김 본부장의 공으로만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김 본부장을 영입한 미래에셋대우는 다소 존재감이 떨어졌다. ELW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며 2위 자리를 꿰찼지만 한국투자증권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던 탓이다. 다만 6개월 만으로 김 본부장의 역량을 평가하기엔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있다. 중장기 계획을 세운 김 본부장이 당장의 수익에 연연하지 않고 기존 헤지운용 포지션을 과감히 정리하면서 상반기 수익이 줄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김 본부장이 미래에셋대우 ELW 비즈니스 강화에 공을 많이 들였는데 상반기에는 기존 체제를 지켜낸 한국투자증권의 저력이 돋보였다"며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ELS 헤지운용 성과만 놓고 김 본부장을 평가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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