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이사회 시스템 점검]'신설' 내부통제위, 감사위와 위원 중첩 못피했다사외이사 1~4명 겸직 체제…'전문성 강화' 취지와 달리 위원별 3~6개 위원회 담당
최필우 기자공개 2025-04-10 12:33:29
[편집자주]
금융지주가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진 재편에 한창이다. 임기 만료 사외이사의 대체자를 구하는 것은 물론 추가 충원 필요성도 제기된다.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으로 내부통제위원회 설치 등 이사회에 요구되는 기능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고려한 집합성·정합성 확보도 고려해야 한다. 금융지주 이사회는 금융 당국과 고객 눈높이에 부합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까. 주요 금융지주의 전반적인 이사회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사별 변화와 특징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7일 15시32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대 금융지주가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로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했지만 소속 위원 다수가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에서 따라 위원회를 분리했지만 구성 위원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일각에선 내부통제위가 감사위와 차별화된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위원회가 추가되면서 내부통제위원들의 담당 위원회수가 지나치게 많아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4대 금융 내부통제위원은 3~6개의 위원회에 소속돼 있다. 내부통제위를 별도로 설치해 관련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지배구조법 개정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금융, 감사위원 전원 내부통제위 합류…신한·하나금융, 2명 중복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에 내부통제위를 설치했다. 총 17명의 사외이사가 내부통제위에 합류했다. KB금융 4명, 신한금융 4명, 하나금융 4명, 우리금융 5명이다.

내부통제위원 중 다수는 감사위에도 소속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7명의 내부통제위원 중 9명이 감사위원을 겸하고 있다. 내부통제위원 중 절반 이상이 감사위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금융이 내부통제위원과 감사위원이 중첩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우리금융은 김춘수, 윤인섭, 김영훈, 이강행, 이영섭 사외이사 등 5명을 내부통제위원으로 배치했다. 이중 윤인섭 사외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4명 모두가 감사위원이다. 감사위원 전원이 내부통제위에 합류한 것이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내부통제위원 중 절반이 감사위원을 맡고 있다. 신한금융 내부통제위원 4명 중 곽수근, 배훈 사외이사가 감사위원이다. 하나금융 내부통제위원 4명 중에서는 박동문, 이재술 사외이사가 감사위원을 겸한다.
내부통제위와 감사위 중첩은 은행권 내에서 예견됐던 일이다.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으로 책무구조도 제도가 도입되고 내부통제위 설치가 의무화되는 과정에서 관련 역할을 감사위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은행권 안팎에서 제기됐다. 감사위원 선임 요건이 깐깐한 만큼 기존 감사위 역할을 추가하는 게 전문성 강화 측면에서 낫다는 것이다. 내부통제위를 별도로 신설할 경우 전문가 확보와 역할 구분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4대 금융 중 KB금융 정도가 두 위원회 중첩을 최소화했다. KB금융은 내부통제위원 4명 중 1명 만이 감사위원을 겸하고 있다. 조화준 의장이 두 위원회에 모두 소속돼 있고 나머지 사외이사 6명은 내부통제위와 감사위에 3명씩 배치됐다.

◇내부통제위원, 인당 위원회 5곳씩 담당
내부통제위 신설로 사외이사의 소관 위원회도 늘어났다. 4대 금융 내부통제위원들의 담당 위원회 숫자를 보면 평균적으로 인당 4.8곳의 위원회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내부통제위원들이 이사회 내에서 5개 분야에 걸친 업무를 수행한다.
우리금융 내부통제위원의 담당 위원회 숫자가 가장 많았다. 내부통제위원 5명 모두 6개의 위원회를 담당하고 있다. KB금융은 인당 4.75개, 하나금융은 4.25개, 신한금융은 3.75개를 담당한다. 금융 당국이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발표하면서 이상적인 사외이사 1인당 소관 위원회를 1~3개 수준으로 제시한 것을 고려하면 업무 부담이 과도하다.
4대 금융은 이제 막 출범한 내부통제위 개최 회수가 연 1회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위원 겸직을 늘렸다. 다만 이사회 중심의 내부통제 시스템 정립과 전문성 강화라는 위원회 신설 취지에는 부합하지 않는 방향이라는 평이다. 이사회의 분야별 전문성 강화에도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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