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SCM 점검]한화케미칼 PVC, 원료 수급 문제없는 이유는여천NCC로 수직계열화 이뤄…VCM 대일 비중 높아도 영향 無
박기수 기자공개 2019-08-07 07:58:08
[편집자주]
우리 경제가 일본의 일부 품목 무역 제한 조치로 갑작스러운 비상 상황에 들어가게 됐다. 정부와 삼성전자는 물론 아직 일본의 수출규제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대기업마저도 파장 확산에 촉각을 세운다. 정치적 갈등이 이유가 됐지만 대외의존형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취약함도 근본 원인으로 거론된다. 수십 년간 누적돼온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더벨이 부품·소재·장비 산업 대외의존도가 높은 업종·기업을 꼽아 공급망관리(SCM)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6일 11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케미칼의 사업 부문(△기초소재 △태양광 △가공소재 △리테일)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영역은 어디일까. 기초소재 부문이다. 작년 한화케미칼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543억원이었는데 기초소재 부문은 3672억원을 벌었다. 다른 사업 부문에서 적자가 나는 가운데 전사 영업이익을 거의 혼자 다 책임졌다.기초소재 부문의 대표적 제품은 폴리염화비닐(Polyvinyl Chloride, PVC)이다. PVC는 공업 재료부터 각종 용기·포장용 필름·완구류·섬유 등 생활 제품 소재에 이르기까지 가장 널리 쓰이는 범용 플라스틱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케미칼은 1967년 PVC 생산에 성공하면서 국내 최초의 PVC 생산 업체가 됐다.
PVC 제조과정은 복잡하다. 근본적 원재료는 '원유'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온 '나프타'에 열을 가하고 냉각·압축·분리 과정을 통해 석유화학의 '쌀'인 에틸렌을 얻는다. 이 '에틸렌'을 소금물(염소)과 반응 시켜 염화에틸렌(Ethylene Dichloride, EDC)로 만들고, EDC를 열분해하면 PVC의 직전 단계인 염화비닐(Vinyl Chloride Monomer, VCM)이 된다. 이 VCM과 프로필렌과 반응 시켜 비로소 PVC가 탄생한다. 프로필렌은 나프타에서 에틸렌을 생산할 때 함께 생산되는 화학 물질이다.
|
PVC의 원활한 생산을 위해서는 VCM의 확보가 최우선이다. 한화케미칼의 VCM 수급 현황은 어떨까.
VCM은 최근 일본발 수출 규제로 업계의 관심을 받았던 제품이기도 하다. 현대경제연구원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염화비닐의 수입량은 총 137만 달러인데, 이 전량을 일본에서 수입했다. 최근 일본이 한국을 수출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하면서 VCM으로 PVC를 만드는 한화케미칼에 업계 일각의 시선이 쏠렸다.
다만 한화케미칼은 염화비닐을 수입해 쓰지 않는다. 자체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천NCC의 존재 덕이다. 1999년 대림산업의 NCC(나프타 분해 시설)와 한화케미칼의 NCC 시설이 통합돼 탄생한 여천NCC는 에틸렌(연간 195만 톤), 프로필렌(111만 톤), 부타디엔(24만 톤), 스티렌모노머(35만 톤)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여천NCC와 한화케미칼이라는 '비닐 체인'의 수직계열화가 탄탄히 이뤄져 있는 셈이다. 일본발 규제를 포함한 외부 환경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케미칼은 여천NCC에서 생산한 에틸렌을 가공 처리 등의 과정을 거쳐 생산된 VCM을 통해 PVC를 생산한다"라면서 "PVC의 생산 능력은 곧 VCM의 생산 능력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VCM의 경우 국내에서는 한화케미칼(65만 톤)과 LG화학(98만 톤)만 생산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사 영업이익을 이끈 와중에도 기초소재 부문은 지난 4분기 507억원의 영업 적자를 봤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PVC 스프레드 개선으로 53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다시 흑자 전환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에스엘, 승계 키워드 '내부 거래'…4세 경영도 준비
- [Company Watch]테크 전략의 핵심 하이브IM, 적자에도 '5000억 밸류'
- [i-point]신성이엔지,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기술 공개
- [윤석열 대통령 탄핵]금융지주, 불확실성 해소로 밸류업 탄력받나
- [윤석열 대통령 탄핵]원화, 단기 강세 흐름…변동성 확대 '촉각'
- [윤석열 대통령 탄핵]동력 잃은 금융 정책…백지화 가능성도
- [여전사경영분석]롯데캐피탈, 총자산 다시 늘었다…수익성도 방어
- [지방 저축은행은 지금]자산 84% 수도권 쏠림…M&A 구조조정 대상 '속출'
- [캐피탈사 리스크 관리 모니터]신한캐피탈, 한도 관리 세분화…PF 중심 고위험 자산 초점
- 63주년 맞은 캠코, 후임 사장 임명은 안갯속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Financial Index/한화그룹]방산·태양광 희비 '극명'…솔루션 ROE 악화 심화
- [Financial Index/삼성그룹]삼성전자, 잉여현금흐름 '20조' 육박…계열사 대부분 흑자
- [캐시플로 모니터]한화 3형제 가족회사 한화에너지, 가용 현금만 5000억
- [조선업 리포트]한화오션, 든든한 자금줄 산은 덕 현금흐름 '이상무'
- [Financial Index/삼성그룹]삼성전자, 순현금만 93조…차입 부담 버거운 호텔신라
- [Financial Index/삼성그룹]삼성전자, 영업익 본 궤도로…수익성 독보적 1위 삼바
- [Financial Index/삼성그룹]삼성重 매출성장 1위, 삼바·삼전도 반등…고민 깊은 SDI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증자]한화에어로, 차입 조달했어도 부채비율 유럽과 '비슷'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증자]오션 연결로 부채비율 낮췄는데…유증이 최선이었나
- [Financial Index/삼성그룹]1년새 주가 어디가 올랐나…금융사·삼성重·삼바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