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제조업 SCM 점검]현대위아, 'NC' 국산화 빛 볼까지멘스 화낙에 의존해 수급…2015년 자체개발 성공

김성진 기자공개 2019-08-08 08:54:38

[편집자주]

우리 경제가 일본의 일부 품목 무역 제한 조치로 갑작스러운 비상 상황에 들어가게 됐다. 정부와 삼성전자는 물론 아직 일본의 수출규제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대기업마저도 파장 확산에 촉각을 세운다. 정치적 갈등이 이유가 됐지만 대외의존형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취약함도 근본 원인으로 거론된다. 수십 년간 누적돼온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더벨이 부품·소재·장비 산업 대외의존도가 높은 업종·기업을 꼽아 공급망관리(SCM)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7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위아는 현대자동차그룹 부품계열사로 자동차 부품과 함께 공작기계를 생산하는 업체다. 1976년에 설립돼 1977년부터 공작기계를 제조하기 시작했고 1983년에는 국내 최초의 머시닝센터를 만들며 국내 공작기계 산업을 이끌어왔다. 매출액 기준으로 놓고 보면 국내 공작기계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위아 홈페이지에 나온 제품 소개를 보면 현재 현대위아가 생산·판매하는 공작기계는 모두 70여종에 달한다. 공작기계 종류는 크게 선반과 머시닝센터로 나뉘는데, 선반은 공작물이 움직이며 가공되는 반면, 머시닝센터는 기계가 스스로 공구를 바꿔가며 공작물의 형상을 만들어낸다.

현대위아를 포함해 국내 공작기계 업체들이 수입에 의존하는 원재료 중 하나는 바로 수치제어반(NC)이다. 공작기계는 극미세 작업이 필요한 정밀부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컴퓨터를 통한 조작이 필수다. NC라는 일종의 컨트롤러를 통해 공작기계의 위치와 속도, 스핀들 회전 등의 명령을 입력하면, 기계는 이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는 식이다. NC 없이는 사실상 작업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의 NC 공급망은 단순하다. 독일의 지멘스와 하이덴하인 그리고 일본의 화낙 등 2~3 업체들이 세계 NC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공작기계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점유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위아의 공급망도 마찬가지다. 현대위아는 주로 지멘스와 화낙으로부터 NC 제품을 수급한다.

clip20190807133958
출처 : 현대위아 2019년 1분기 보고서

일본 화낙으로부터 수급하는 NC 물량이 많다 보니, 일본이 한국을 수출 우대국 명단에서 제외키로 결정한 데 따른 여파도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지난 1일 발표한 보고서 ‘일본의 對한국 수출규제와 전망'에 따르면 한국은 NC 공작기계를 포함해 14개 기계 품목을 100% 일본 수입에 의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일본으로부터 NC 수급이 막힌다 하더라도 현대위아가 NC를 확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독일의 지멘스로부터 NC를 공급받고 있는 데다, 지난 2015년에는 개발을 통해 NC 국산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현대위아는 2012년부터 지멘스와 협력을 통해 NC 기술을 개발해왔으며 국산화 이후 현대위아 공작기계에 자체 개발한 NC를 탑재해왔다. 여전히 화낙과 지멘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긴 하지만 자체적으로 NC를 생산하고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받는다.

현대위아는 NC 국산화에 이어 보급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NC는 사용자가 작동법을 익히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탓에 관성적으로 동일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현대위아는 NC 경진대회 등을 개최해 자체 개발한 NC를 홍보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만 현대위아의 노력에도 자체 개발한 NC 보급에 속도가 나지 않는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위아가 자체 생산한 NC 아이트롤(i-Trol)의 시장 점유비중은 10% 미만 수준으로 높다고 볼 수 없다"며 "NC는 데이터 축적도 중요한 만큼 앞으로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화이트리스트가 현실화해 일본 NC 수급이 막힌다면 현대위아 NC 제품 저변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