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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소프트를 위한 변명 혹은 항변 [thebell note]

김시목 기자공개 2019-08-13 07:45:21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9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 10월 IPO 첫 공모에서 참패했다. 한 달 뒤 재도전도 비슷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제 정세를 암흑속으로 몰면서 불확실성을 키웠다. 미룰 수 없어 강행했지만 1200억원대의 실권주를 냈다. 하지만 암울한 기류는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 공약으로 급변했다. 오히려 없어서 못팔 정도였다. '식스센스'급의 반전을 선사한 두산밥캣 IPO 얘기다.

'캐리언니'로 아이들의 '캐통령'이라 불리던 캐리소프트가 IPO 도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콘텐츠만큼이나 화제를 모은 사업모델기반 상장 절차도 무산됐다. 캐리소프트나 주관사(미래에셋대우) 모두 분위기를 추스리고는 있지만 아쉬움만큼은 쉽게 가시질 않았다.

캐리소프트의 결단은 국내 증시가 불안 심리를 넘어 급격히 요동치는 점을 고려하면 전혀 뜻밖의 일로 보이진 않는다. 앞서 '검은 월요일'로 불린 5일 증시에 입성한 한 기업은 첫날 하한가를 기록할 정도였다. 캐리소프트도 당장 IPO가 절체절명의 길도 아니었다.

실제 캐리소프트는 수요예측 다음날 오전 주관사, 벤처캐피탈(VC) 등과 함께 철회 계획을 빠르게 결정했다. 너무나 명확하고 자명한 외부 변수가 결정적이었다고 판단했다. 하반기 개선될 실적을 얹어서 재도전할 경우 긍정적 재료도 적잖을 것으로 기대했다.

사실 캐리소프트의 IPO 방식은 패닉에 빠진 현 시점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사업모델 IPO 자체가 당장의 이익보다 미래 성장과 수익 가능성 등이 평가 대상이다. 증시가 어디로 튈 지 예상하기 힘든 시점에 투자자 입장에선 차순위일 수 밖에 없는 셈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캐리소프트가 '북(수요 하한선)'은 모두 채웠다는 점이다. 폭탄을 맞은 공모주 시장과 현격한 눈높이 차이를 확인했지만 상장을 강행한다고 해도 가능했다는 얘기다. 다만 주가 하락 시 투자자 손실 등 최악의 상황 역시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

공모주 운용사들은 최근 포트폴리오 변동성 축소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확실치 않으면 원천 배제다. 혹자는 '시장' 뒤에 숨는 일만큼 손쉬운 변명도 없다고 하지만 외부 변수에 따른 불가항력도 실재한다. 캐리소프트 수요예측 이틀간 코스닥 지수는 10%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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