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 싱크탱크 부재, 질적 성장 걸림돌 [성장하는 저축은행, 정체된 중앙회] ③TF 발족 불구 업계 이슈 감당 불가…관련 기관 설립 수요 절실
최은수 기자공개 2019-08-22 09:26:23
[편집자주]
저축은행의 이익을 대변하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출범한 저축은행중앙회가 다른 업권에 비해 제 역할을 충분히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저축은행 업계가 고속성장을 하는 것과는 달리 내실을 다지기 위한 협회의 지원이나 중장기적인 비전은 부족하다는 평이다. 더벨은 예탁금, 전산망, 싱크탱크 등 부문에서 저축은행중앙회의 문제점을 짚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19일 16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축은행업계는 금융권 중 유일하게 저축은행산업의 성장을 위한 전문연구 유관기관(싱크탱크)을 갖고 있지 않다. 업계에선 그간 싱크탱크가 없어 각종 규제에 대응하고 질적 성장을 위한 방안 마련 등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 왔다.저축은행중앙회는 이같은 우려를 인식해 하반기 들어 저축은행의 중장기적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하지만 타 업권과 비교하면 이제 걸음마를 뗀 단계라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계는 제도금융권 중 유일하게 싱크탱크를 구축하지 못한 상황이다. 저축은행업계를 제외한 금융권 별로 살펴보면 △은행은 한국금융연구원 △보험은 보험연구원 △증권은 자본시장연구원 △여신금융은 여신금융연구소 등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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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각 싱크탱크는 역량 편차는 있을 수 있으나 역할론은 사실상 동일하다. 각 산업별 싱크탱크는 업계의 현황을 파악하고 중장기적 전망 등을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대표적으로 여신금융연구소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간편 결제 시장이 성장하는 등 지급결제 생태계의 변화 속에서 카드업계의 발전·상생·협력을 모색하는 각종 연구안을 내놓았다.
금융권 싱크탱크는 회원사를 비롯한 각 산업의 목소리를 모으는 창구의 기능도 맡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매년 보험산업의 성장 추이 및 수입보험료 전망을 제시하고 업계 CEO가 교류하며 현안을 주고받을 수 있는 자리인 보험사 CEO 조찬회를 운영한다. 한국금융연구원 및 자본시장연구원은 금융산업을 넘어 국가 거시경제를 전망하는 경제 싱크탱크 역할까지 수행한다.
반면 저축은행업계에선 올 초까지만 해도 싱크탱크를 만드는 것을 두고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하반기 들어 대형, 중·소형사 등 11개 저축은행 사장·부서장과 함께 저축은행 중장기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TF를 발족했다. 하지만 TF는 일정 성과를 달성하면 해산하며 단기성과를 지향하는 조직이다. 타 금융권의 싱크탱크는 출범한 지 10년에서 길게는 30년이 돼 업력과 노하우를 쌓아왔다. TF의 성격은 물론 역량에서도 타금융권의 싱크탱크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저축은행업계는 최근 양적 성장을 이뤄낸 덕에 싱크탱크를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을 충분히 갖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저축은행 업계는 최근 3년간 20조원 넘게 몸집을 키우면서 올 들어 총자산 70조원을 돌파했다. 저축은행중앙회 등에서 TF를 발족한 것은 소기의 성과지만 저축은행 업계의 늘어난 체급을 모두 소화하기엔 사실상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KEB하나금융지주 산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저축은행업계가 각종 규제와 20% 이상의 고위험대출에 대한 추가 충당금적립 부담이 커져 취약차주 부실화로 건전성 지표 역시 악화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저축은행업계 내부에서는 이같은 현황 분석과 전망을 자체적으로 소화하고 수행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조직을 하루빨리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축은행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재 각 지역을 대표하는 저축은행 CEO들이 교류하는 자리가 한 달에 한 번 가량 있기는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함을 느낀다"며 "규제 강화로 인한 저축은행 업황 악화가 눈앞으로 다가왔는데 싱크탱크 출범 논의는 지지부진하고 유일한 역할담당자인 저축은행 중앙회의 역할은 정체돼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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