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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남양F&B 지속 수혈 배경은 OEM 위탁 생산, '남양' 브랜드 거부감 덜해…설비 투자로 매출 확대 계획

박상희 기자공개 2019-08-21 13:55:0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0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본업인 유제품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양유업이 100% 자회사인 남양F&B에 대한 지원 규모를 꾸준히 늘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180억원 규모의 남양F&B 유상증자에 나섰던 남양유업은 상반기에도 450억원 가량의 자금을 추가로 수혈했다.

남양F&B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OEM(주문자 상품 부착 생산) 위탁으로 '남양'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다. 2013년 갑질 논란 이후 남양유업 경영 실적이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자회사인 남양F&B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남양유업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4월 이사회를 열고 남양F&B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435억원이다. 이 가운데 자본금 증가는 5000만원이고, 할증발행이 434억5000만원이다. 자본금은 4억원에서 4억5000만원으로 증가했다. 발행주식 수는 8만주에서 9만주로 늘어났다.

남양F&B는 남양유업의 100% 자회사로, 유상증자에는 전적으로 남양유업의 자금이 투입된다. 남양유업은 지난해도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270억원을 남양F&B에 출자했다. 최근 2년 간 약 7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남양F&B에 쏟아부은 셈이다.

남양유업이 남양F&B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대규모 투자를 위해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남양F&B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은 OEM(주문자 상품 부착 생산) 설비 증설 및 증축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양F&B 생산공장은 강원도 홍천에 있다. 남양F&B는 약 12만9532㎡(약 3만9183평) 부지에 400억원 가량을 투자해 신규 생산라인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2011년 5월 설립된 남양F&B는 다류, 탄산 음료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다. 제품생산은 100% OEM 위탁으로 이뤄진다. 남양F&B를 통해 만들어진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코카콜라의 환타, 웅진 빅토리아 탄산수, 동아오츠카 나랑드 사이다 등이 있다.

남양F&B 매출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2013년 갑질논란 이후 남양유업 경영실적이 악화일로인데 반해 남양F&B는 건실한 실적을 내고 있다. 2015년 매출액 158억원, 2016년 198억원, 2017년 1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도 18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액 109억원, 영업이익 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6월 말 기준 부채비율도 7.8%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85억원에 그쳐 대규모 투자자금을 충당하기에는 재무적 부담이 따른다. 모기업이 남양유업이 수혈에 나선 이유다.

남양유업이 남양F&B에 힘을 싣는 이유는 100% 위탁 생산으로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 으로 풀이된다. 우유와 분유 등의 판매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로 이뤄지는 남양유업과 달리 남양F&B는 매출이 B2B(기업과 기업간 거래)로 이뤄진다. 남양유업은 2013년 갑질 논란 이후 '남양'이라는 브랜드에 거부감을 가진 고객이 늘면서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B2B 기업인 남양F&B는 그런 우려에서 한 발 비켜서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갑질 논란 후유증이 생각보다 오래 가자 남양유업이 고육지책으로 OEM 제품을 생산하는 남양F&B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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